[KRM News] 2019/5/2 IS가 남기고 간 상처, 야지디 난민

이라크 북서부 쿠르디스탄 지역에 위치한 ‘샤리아’ 난민 캠프입니다. 원래는 만육천여 명이 살던 조용한 야지디 마을이었지만, 2014년 어느 날 하룻밤 새 6만7천여 명의 난민이 이곳으로 몰려 들었습니다. IS로 인해 난민이 된 야지디족은 총 40만여 명으로, 샤리아 마을은 야지디족을 위한 23개의 난민 캠프 중 하나가 됐습니다.

야지디족은 유일신을 믿는 소수민족으로,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 터키 남부 곳곳에 작은 마을을 이루고 살아왔습니다. ‘야지디’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을 ‘스스로 존재하는 분’이라 부르며, 하나님의 명령으로 천지창조를 했다고 믿는, 천사 ‘멜렉 타우스’에게 기도합니다. 이 때문에 무슬림들은 야지디족이 악마를 숭배한다고 믿어 수백 년 간 ‘지하드’를 행했고, 야지디족은 74번이나 대량학살을 당했습니다.

[인터뷰] 바바 누쉬 / 야지디족 성지 ‘라리쉬’ 가이드
“우리는 기도할 때 모든 사람들이 착해지고 잘 살기를 기도하고, 그 다음은 나를 위해 기도합니다. 하루 두 번, 해 뜰 때와 해 질 때 기도합니다. 문에 새겨져 있는 그림의 의미는 해와 달과 별들이 더 큰 하나님의 능력 밑에 있음을 나타냅니다. 하나님은 ‘후다’라고 불리는 ‘스스로 존재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샤리아 난민 캠프에서 이들을 돕고 있는 NGO ‘희망의 샘’은 이스라엘 시민이자 유대인인 리사 미아라가 세운 단체로, IS에게 잡혔다 풀려난 아이들과 여성들을 대상으로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3세에서 15세 사이의 남자 아이들은 소년 병사로, 여자 아이들은 성노예로 잡혀 갔다가 구출된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IS에 잡혀있을 때 이슬람 교리에 세뇌돼, 구출된 후에도 가족을 ‘이교도, 불신자’라는 뜻의 ‘인피델’이라 부르며 적응하기 힘들어 합니다. 세뇌되지 않았더라도 끔찍한 고문과 살인, 강간을 경험했던 아이들은 밤마다 악몽을 꾸는 등 모두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시달립니다.

[인터뷰] 삼라 알로 / 20세, 4년 간 IS 포로 생활
“IS는 많은 소녀들을 자신을 위해서 취하거나, 다른 병사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봤습니다. 많은 소녀들을 성적 도구와 노예로 사용했습니다. 그들은 소녀들을 서로 사고 팔았고, 열 번이나 팔린 아이들도 있습니다.”

아무와도 얘기하지 않던 아이들은 이곳에서 자유롭게 놀고, 음악, 미술 치료와 상담을 받으며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있습니다. 피크닉과 같은 야외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밝은 기억을 심어주고, 사회 봉사활동과 작품 전시회 등을 통해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누리 싸이드 / ‘희망의 샘’ 심리 치료사
“매일 아이들은 다른 놀이를 합니다. IS에 있었던 아이들은 이곳 희망의 샘처럼 안전한 곳을 못 느껴봤습니다. 놀이 자체가 이들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인터뷰] 무사 아싸드 / ‘희망의 샘’ 총괄 매니저
“그들을 교육하고, 지식을 얻게 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그들을 준비시킵니다. 그들이 가족이 없더라도 혼자서 자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야지디족이 가장 많이 살던 신자르 지역은 IS가 패배 후 밀려났지만, 현재 IS를 추종하는 극단 무슬림 조직들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70% 이상이 파괴된 신자르의 재건을 위해서는 국제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2014년 IS의 공격으로 40만 명의 야지디족은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여전히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이라크 샤리아 캠프에서 KRM 뉴스 명형주입니다.

취재 명형주 hjmyung@kingsroommedia.com
편집 박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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