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Times] 2020/7/22 네타냐후의 총체적 난국

이스라엘 곳곳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대응 실패, 경기 침체에 분개한 이스라엘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미 연초부터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서는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네타냐후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들이 소규모로 계속 이어져 왔다.

이스라엘 실업률은 15일 기준 21%로 치달았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1,900명이 넘어가면서 완전 봉쇄조치 시행을 두고 국회와 정부 내에 치열한 논쟁이 일고 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2개월 간 봉쇄했던 경제 활동을 5월 초부터 재개한 이후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게 된 것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너무 섣불리 학교, 가게, 음식점을 열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지만, 이미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천 명 대를 돌파한 이후였다. 이스라엘로 들어오는 국경은 굳게 닫혀 있고, 이로 인해 지난 30년 간 최저 여행객 수를 기록하면서 관광업계는 파산 위기에 처한 곳이 많다. 

2달 간의 봉쇄로 경제적인 타격을 입은 사람들에게 4월달에 약속했던 경제 지원금이 2달 넘게 지급되지 않자, 사람들은 다시 거리로 나와 시위를 시작했다. 7월 16일에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네타냐후는 18세 이상의 모든 시민에게 $220 상당하는 추가 지원금을 일괄 지급하기로 했지만,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더 많이 지급해야 한다는 반대에 부딪혔고, 국회에서 고소득자를 제외한 시민들에게만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수정된 법안이 통과되었다. 

그러는 사이 정부는 재개된 경제 활동을 완전히 금하는 것이 아니라 확진자가 많은 지역을 부분 봉쇄함으로써 대처하는 방법을 취했으나, 봉쇄된 마을 중 종교인과 아랍인 마을의 비율이 많아지자 인종 차별이라는 불만으로 확대됐다. 봉쇄된 종교인과 아랍인 마을의 주민들도 마을 바리케이트 어귀에서 매일 밤마다 시위를 벌여 시민들의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와 율리 에델스타인 보건부 장관은 완전 봉쇄를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대응 위원회와 국회는 연일 네타냐후 총리와 보건부가 세우는 지침을 반대 및 거부하고 있다.

지난주 결정됐었던 음식점, 가게, 바닷가, 수영장의 영업 중지 지침은 다음 날 국회에서 거부돼 취소되면서 많은 자영업자들과 시민들에게 혼란을 유발했다. 7월 11일을 기점으로 네타냐후 총리 관저 앞에는 2천여 명이 넘게 모여 시위를 벌였다. 도로를 막으며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하자 경찰이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하기까지 했다. 이후 매일 천여 명이 넘는 시위자들이 길을 막으며 총리 관저에서 국회까지 행진하고 국회 입구를 막는 등 평화적으로 시작한 시위들이 매일 밤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로 번지고 있다.

1차 코로나19 확산이 있었을 때에는 국회가 없는 상태였기에, 네타냐후가 이끄는 임시 정부가 직접 규제를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었지만, 통합정부를 이룬 지금은 어떤 결정이든지 코로나 대응 위원회와 국회의 통과를 거쳐야 규제가 실효될 수 있다. 

문제는 코로나 대응 위원회에 리쿠드당 인사를 임명했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의견에 반대해 결정을 내리고 있고, 국회에서도 같이 통합정부를 이룬 청백당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미 통합정부를 이룬 후부터 시작된 리쿠드당과 청백당의 분쟁은 언제든 4차 총선으로 갈 상황을 만들고 있다.

게다가 많은 실업자들로 인해 경제난을 겪고 있는 시기에 네타냐후가 본인에게 부과된 30만 불의 세금을 환급 받을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킨 점, 중동 지역의 평화를 흔들 수 있는 서안지구 합병을 우선시하는 점, 이제껏 가장 덩치가 큰 정부를 꾸린 점 등에 대해 시민들은 탐탁해 하지 않고 있다.

인구 920만 명의 나라에 벌써 확진 환자가 5만 5천 명이 넘은 이 사태 속에서, 정치 고수로 불리며 가장 오랫동안 총리직을 연임한 네타냐후가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네타냐후는 정치 인생 최악의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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