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M 속보] 2021/03/25 또 다시 교착 상태에 이른 이스라엘의 4차 총선

이년새 네 번째로 치른 이스라엘 총선이 23일 밤 10시 30분에 종료되었다. 투표율은 67.2%로 지난 3차 총선 당시 71.5%에 비해 저조했다.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당도 뚜렷한 과반수를 얻지 못해 정치적 교착 상태가 풀리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들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오전 2시 38분경 성명을 발표한 네타냐후는 “승리”를 선포하는 대신, “리쿠드당이 성취한 일들이 많다”라는 조심스런 표현을 썼다. 이스라엘 주요 방송국 세 곳의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리쿠드당이 31석을 차지하고, 네타냐후 지지 우파 정당들이 의석의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개표가 90% 이뤄진 상황에서 변수가 작용했다. 아랍정당 라암이 최소득표율 3.25%를 넘어 5석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킹메이커였던 야미나당 나프탈리 베넷이 네타냐후를 지지하더라도 친네타냐후 우파정당들의 의회 과반수 가능성은 사라졌다. 

총선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라암당 맨소르 아바스는 캠페인 기간 동안 아랍 이스라엘 시민들의 이익을 위해 어느 정당과도 연립정부를 이룰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라암당은 아랍정당연합 조인트리스트에서 떨어져 나온 정당이다. 이는 그동안 팔레스타인 이슈를 우선시하며 아랍 이스라엘 시민들의 권리 주장에는 소홀했던 것에 대한 아랍 시민들의 반발이 반영된 것이다. 

이스라엘 총선 95.1% 개표율 결과 및 정당 정책

이번 총선의 결과에 따라 나올 수 있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친네타냐후 정당들이 두 명의 킹메이커, 야미나당의 베넷과 아랍정당인 라암당의 아바스와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네타냐후는 라암당에게 이스라엘의 아랍 사회를 대표하는 정당으로 우대하며 아랍 사회를 위한 예산 확보를 협상의 대가로 줄 수 있다. 그러나 극우 이슬람 정당인 라암과의 연립정부를 구성한다는 것은 리쿠드당 및 다른 극우 유대교 정당들의 정치적 이념에 반대되는 것으로, 친네타냐후 정당들 내에서 극심한 반대가 예상된다.

둘째, 반네타냐후 정당들과 아랍정당 라암이 과반수를 얻어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또한 정치성향과 의견 차이로 연립정부 구성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정부가 구성되더라도 와해될 가능성이 더 많지만, 우선 의회 투표를 통해 비리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가 총리직을 맡지 못하게 하는 법을 통과시키려고 할 수 있다. 네타냐후의 비리 재판은 4월 초부터 다시 재개될 예정이다. 

최종 결과는 특별 투표소의 45만 표까지 개표가 완료된 금요일 오전이나 오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그후 킹메이커가 된 야미나당 베넷과 라암당 아바스의 행보에 따라 총선의 결과가 확정될 것이다.  

4월 7일 선거위원회의 공식 발표와 함께 대통령은 정당 대표들과 면담을 가진 후, 누구에게 정부 구성권을 부여할지 결정하게 된다. 정부 구성권을 받은 총리 후보는 28일 내에, 연장을 신청할 경우 최대 42일 내에 정부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 

지난 2년 동안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반네타냐후 정당들과 네타냐후 지지 정당들이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그 속에서 코로나19 백신 수급과 접종 성공도, 아랍 국가들과의 외교 성과도 네타냐후에게 분명한 승리를 가져다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책보다는 네타냐후 지지와 네타냐후 반대의 대결 구조로 가고 있는 정당들의 대치 속에서, 연립정부를 이루기 위해 민족적/성경적 가치관을 가진 당들과 아랍당, 진보당들 사이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구성이 또다시 실패한다면, 5차 총선으로 가게 된다. 5차 총선에서도 또다시 교착 상태가 이루어져 정부가 구성되지 않는다면, 이전 연립정부의 조건대로 베니 간츠가 11월 17일 네타냐후를 대신해 국무총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개표되고 있는 특별 투표소의 45만 표는 최대 11석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양극화되어 있는 이스라엘 사회의 현실이 정치적 교착 상태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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