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M 속보] 21/04/30 라그 바 오메르의 참사

라그 바 오메르를 기념하기 위해 정통 유대인 3만여 명이 메론산에 모인 가운데, 행사장 무대가 무너져 44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 당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5천여 명의 경찰 인력과 이스라엘군, 응급구조기관 마겐 다비드 아돔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라그 바 오메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메론산에 다녀온 메아 쉐아림 주민, 이스라엘 (4월 30일 오전 10시경 인터뷰)

아래는 ‘라그 바 오메르’에 대해 취재한 2016년도 기사이다.

이스라엘의 이상한 불 ‘라그 바 오메르’

아론의 아들 나답아비후가 각기 향로를 가져다가여호와께서 명령하시지 아니하신 다른 불을 담아여호와 앞에 분향하였더니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그들을 삼키매 그들이 여호와 앞에서 죽은지라” (레위기 10:1-2)

‘라그 바 오메르 (Lag B’Omer)’라는 단어는 문자 그대로 오메르 계수 33일을 뜻하는 말이다. ‘오메르 계수’라는 것은 성경의 레위기서에 분명하게 적혀 있는 것으로, 전 세계의 유대교를 지키는 유대인들이라면 유월절 샤밧 다음날부터 오순절까지 49일 동안 매일 기도문을 읽으며 오메르 계수를 한다.

‘오메르’는 성경에서 곡식을 제물로 드릴 때 사용하던 계량 단위이다. 

유월절 샤밧 다음날 첫 보리 수확을 하나님께 소제로 드리고, 그 날 이후 밀을 수확해서 만든 첫 빵을 하나님께 제물로 드리는 오순절 때까지 매일 49일을 계수하는 것이다. 

유대인들에게 오순절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토라를 받은 날’로서 출애굽 사건 이후 가장 큰 절기이고, 기독교인들에게는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보혜사 성령님을 우리에게 보내 주신 날’이다. 

오메르 계수를 하는 이 기간 동안 농부들은 매일 밭에 나가 곡식의 성장 상태를 체크하고 관리하며, 하나님께 바칠 첫 열매를 수확할 때까지 특별한 정성을 기울인다. 

그러면 33일째 라고 불리는 이 ‘라그 바 오메르’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라그 바 오메르’의 기원은 성경에서 나온 것이 아닌, 유대교 랍비들의 전통에서 이어진 것이다.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는데, 2세기 경 랍비 아키바의 제자들이 역병으로 시달렸을 때 오메르 계수 33일째에 기적적으로 역병이 멈춘 것을 기념하는 것이고, 또 다른 이유는 아키바의 제자이자 신비주의 유대교 ‘카발라’의 창시자인 랍비 시몬 아하이가 죽은 날을 기념하는 것이다. 

랍비 아키바는 1세기 당시 로마 황제에 대항해 봉기를 일으켰던 바르코크바가 메시아라는 가르침을 전파했고,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유대인들이 2천여 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지게 된, 로마에 대한 마지막 항쟁이 일어났다. 또한 로마에 함께 대항해 봉기하지 않았던 메시아닉 유대인들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었던 초대 교회의 사람들)에 대한 유대인들의 반감이 시작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유대교의 역사적 배경 속에서 지금의 이스라엘은 라그 바 오메르 때문에 곳곳에 모여 모닥불을 지핀다. 가장 큰 불이 지펴지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역시 랍비 시몬 아하이의 무덤이 있는 갈릴리 북쪽의 메론이라는 곳이다. 굳이 불을 지피는 이유는 랍비 시몬 아하이가 신비주의 유대교 카발라의 기초가 된 ‘자신의 토라에 대한 깨달음, 조하르(Zohar)’를 이 땅에 가져온 업적을 기리는 것이다. 이 어두운 땅에 진리의 빛을 비춘 것에 대한 존경과 전통을 기념한다는 뜻이다.

종교적인 유대인들이 죽은 랍비를 기리는 동안, 세속적인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올드시티에서 ‘오르(빛) 축제’를 즐긴다.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오르 축제는 열리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건국은 하나님 말씀의 성취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곳 이스라엘의 현실은 ‘대다수의 세속적인 유대인이 건국한 나라’와 ‘하나님의 말씀보다 랍비들의 가르침을 따르는 정통 유대교의 교리’에 이끌리는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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