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M 현장 르포] 이스라엘 중부 도시 로드, 폭력 사태

10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된 하마스의 로켓 공격은 13일 1,600발을 넘어섰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총 7명이 사망했고, 백여 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 군은 가자 테러조직 거점 600곳을 공습했고, 83명의 사망자가 났다. (5월 13일 14:30 기준)

가자지구의 로켓 공격과 함께 이스라엘 사회를 달구고 있는 것은 아랍 이스라엘 시민들의 폭동이다. 아랍인과 유대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마을로 알려져 있던 로드에서 아랍 시민들의 폭동이 일어났다.

필자는 6년 전 유대인과 아랍 시민들이 공존하며 평화롭게 사는 도시로 로드를 취재하러 온 적이 있었다. 유대인과 아랍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자랑하던 도시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2015년 11월, 로드에서 유대인과 아랍인 시민들이 함께 모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5.11.16. 로드. KRM Staff)

10일 월요일 저녁, 라마단 금식이 끝나가는 무렵에 로드에 살고 있는 아랍 이스라엘 시민들이 유대인들이 사는 마을로 쳐들어가 수십 대의 차를 불태우고, 로드 시청과 회당 4곳에 불을 질렀다. 이날 남편과 딸과 함께 있었던 하니 루스(42)는 “남편, 딸과 함께 집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서 있었는데, 아랍 폭도들이 몰려와 작은 돌을 던지다가 점점 더 큰 돌을 던졌고, 나중에는 화염병이 날아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옆집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45분이 넘게 경찰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스라엘 로드 시민, 하니 루스 (42). 아랍인들이 폭동을 일으키던 당시 상황을 인터뷰하고 있다.
(2021.05.12. 로드. KRM Staff)

이날, 아랍 폭동자들이 유대인 마을로 줄을 지어 몰려오자 총기를 소지한 유대인들이 아랍 시위자들을 저지하기 위해 공중에 공포탄을 발사했다. 성난 시위대가 달려들며 유대인의 총에 2명의 아랍 이스라엘 시민이 사망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4명의 유대인들을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유대인들은 12일 수요일 낮, 로드 지방법원 앞에 모여 정당방어를 행사한 유대인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동시에 경찰의 늑장 대응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로드 지방법원 앞에서 정당방어를 행사한 유대인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1.05.12. 로드. KRM Staff)

로드에서 20분 떨어진 모딘에 사는 모세 벤 쇼케트(28)도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 나왔다. 그는 “왜 경찰들은 폭동을 이끈 사람과 회당, 학교, 차량을 불태운 사람은 검거하지 않고, 정당방위를 한 사람들을 검거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월요일 이후 매일 밤마다 폭동과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로드 시장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이스라엘 정부에 군 병력을 요청했고, 이스라엘 방어군이 투입 되었다. 아랍 폭도 들 뿐만 아니라 이제는 극우 민족주의 유대인 청년들도 아랍 상점과 아랍인들을 타켓 하며 보복 폭력을 휘두르자, 저녁 8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5월 12일 밤, 로드 지역에서 일어난 폭동.


로드 시장인 야이르 레비보는 불이 탄 회당 중 한 곳을 방문했다. 지난 7년 간 로드에서 시장직을 지낸 그는 “로드는 지난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유대인과 아랍인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온 도시이며, 관계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로드의 젊은 아랍인들이 이슬람 운동의 선동에 동참해 폭동을 일으킨 지금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아랍 시민들이 극우 민족주의 유대인 청년들의 보복 행위에 대해 로드 시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1.05.12. 로드. KRM Staff)

믹키 로젠펠드 경찰 대변인은 “예루살렘. 욥바, 쉐이크 자라 등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랍 시위의 주동자들 28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수요일, 폭동 시작 3일째 되는 날 밤에는 로드와 바트 얌 등에서 극우파 유대인들이 거리로 나와 아랍 상점들에 돌을 던지며 방화를 일으켰습니다. 극우 유대인들과 아랍인을 구타하고, 아랍 폭도들이 유대인을 구타하고 칼로 찌르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로드에서 시작된 아랍 이스라엘 시민들의 폭력 시위는 유대인과 아랍인들이 공존하는 다른 도시들, 밧 얌, 욥바, 하이파, 악고로까지 일파만파 번져가고 있다.

하마스의 로켓이 텔아비브 중부 지방까지로 범위를 높여 가고 있는 상황에서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은 국가 비상사태를 2주간 연장시키는 것을 정부에 요청했고, 가자에 지상군을 투입시킬지를 안보 내각과 논의 중이다. 이스라엘로 들어오는 모든 항공기들이 취소되고, 벤구리온 국제공항은 문을 닫았다. 

이스라엘은 지금 전쟁 중이다. 하마스의 로켓 공격과 그동안 이스라엘 사회 내부에서 꾹 눌려 있던 아랍인과 유대인 시민들의 갈등이 동시에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명형주 (hjmyung@kingsroom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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