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Times] 2022/08/03 유대 기구 모스크바 사무소 폐쇄 위기

전 세계 유대인들의 알리야(이스라엘 귀화)를 관장하는 유대 기구 모스크바 사무소가 폐쇄 위기에 처했다. 러시아 법무부가 지난달 15일 “러시아 내 유대 기구가 러시아 시민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하고 있다”며 유대 기구를 폐쇄하라는 청원서를 제출한 것이다. 유대 기구 모스크바 사무소는 러시아 법정에 항소했고, 첫 법원 심리는 7월 28일에 치러졌으나 아무런 결정 없이 끝이 났다. 2차 심리는 8월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스라엘 대표단은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 방문을 요청했다. 러시아는 대표단의 비자 발급을 계속 미루다가 3일 만에 허가해 지난 7월 28일 방문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대표단의 방문도 별다른 소득 없이 끝이 났다. 이스라엘 외교 소식통은 “이 문제는 외교적, 정치적 차원에서만 해결할 수 있다”며 헤르조그 대통령, 라피드 총리 같은 지도자만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스라엘 대표단은 현재 모스크바에서 법원 2차 심리를 기다리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이러한 공격적인 태도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것과 시리아에서 반이란 작전을 펼치는 것에 대한 보복으로 평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요청으로 인해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늘리고, 바이든 미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까지 이어지면서 참았다가 터진 러시아의 반응으로 보여지고 있다.

러시아는 2주 전 모스크바 타임즈를 통해 “외국 기관”에 대한 정의를 확대했다. 러시아 국익에 반대되는 활동에 가담하거나, 해외에서 금전적인 지원 또는 어떠한 지원이든 받는 대상을 ‘외국 기관’에 포함시켰다. 모스크바 타임즈에 따르면 외국 기관과 함께 일했거나 자금을 받은 사람은 러시아 법무부 리스트에 들어가게 되고 첩자 취급을 받게 된다. 이런 정의는 유대 기구나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른 유대인 단체들에도 적용할 수 있는 문구이다.

러시아 내에서 외국 기관이 문을 닫고 있는 이 상황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 아니다. 아르카디 전 러시아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러시아 안에서 운영되고 있던 서방 자유국가의 기관들이 이미 2012년부터 점차 추방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자선단체인 USAID는 2012년에 러시아 내에서 활동이 금지되었고, 2018년에는 영국 자선단체의 운영도 중단된 상태이다. 이처럼 10년이 넘게 서방국가의 기관들이 추방되어 왔지만, 이제까지 유대 기구가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이스라엘 정부의 외교적 노력 덕분이었다. 

지난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2만여 명의 러시아 유대인들이 이스라엘로 귀화를 했으며, 30만 명에서 많게는 50만 명의 유대인과 가족 공동체들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를 나오기 원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인해 비행기편을 구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나탄 샤란스키 전 유대 기구 의장은 “러시아인들의 알리야가 중단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가능한 한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문이 닫히기 전에 유대인들이 고토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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