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이스라엘 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5천 명을 넘어섰다. 9일은 6,349명이 확진되면서 2차 대유행이 가라앉은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중 90%는 델타 변이 감염이다. 현재 중증 환자의 62%가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고, 2%가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 36%가 백신 미접종자이다. (8월 10일 기준)
델타 변이 확산이 해외 유입으로 인한 것인만큼, 이스라엘 정부는 출입국 금지 국가와 경고 국가 등으로 등급을 나눠 출입국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계속적으로 시민들에게 해외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공항은 계속 붐비고 있다.
1일부터는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3차 부스터샷 접종을 시행하고, 8일부터는 그린 패스 제도를 완전히 재개하는 등 이스라엘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백신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3차 부스터샷 접종을 승인하고 시행한 국가는 이스라엘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몇 주 전부터 60세 이상 기저질환자 수백 명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실험한 결과 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60세 이상의 부스터샷 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신규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변이에 대해 업데이트된 화이자 백신을 받기까지 수 개월을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현재의 화이자 백신이 3차 부스터샷으로써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학계에서도 확실히 검증되지 않았지만, 손해볼 것도 없다는 의견이다.
결정 직후 헤르조그 대통령과 영부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60세 이상 인구의 44%가 3차 부스터샷 접종을 받았다.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 권유도 점차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백신 접종 대상인 12세 이상 인구 중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은 110만여 명이다. 40대 이상의 2차 백신 접종률은 80%를 넘지만, 30대 이상은 77.9%, 20대 이상은 72.4%, 16-19세는 68.1%, 12-15세는 26.4%이다.
12-15세의 접종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9월 개학에 맞춰 학교에서 백신 접종을 추진하는 것 또한 논의 중이다.
그린 패스 제도 재시행으로 미접종자에 대한 제재가 다시 시작됐고, 베넷 총리는 백신을 맞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4차 봉쇄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라엘 서부에 위치한 하데라 시는 백신을 맞지 않은 비거주자의 도시 출입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접종 상황과 현재 델타 바이러스의 확산은 집단 면역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영국과 싱가폴도 접종률이 높은 나라들이지만, 이 나라들이 선택한 노선은 다르다. 영국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에서도 마스크 의무 해제 등 국가적 규제를 푼 상태이고, 그에 반해 일일 확진자 수는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싱가폴은 방역과 규제를 중증 환자의 수와 치료에 중점을 두는 방역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두 나라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공존할 수 밖에 없다는 가정 하에 방역 전략의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스라엘의 코로나 대응 전략은 아직도 백신에만 의존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저지에 방향을 두고 있다. 전 세계 모두가 백신이나 자연 항체로 함께 면역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집단 면역은 가능하지 않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를 통해 생존할 것이다. 끊임없는 백신 개발의 실험 쥐가 되는 전략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인 우리는 그와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