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추모일을 맞아 이스라엘 곳곳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습니다.
홀로코스트 추모관인 야드 바쉠에서는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 공식 추모 행사가 열려, 참혹한 역사와 그로 인해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베냐민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총리 : 끔찍한 홀로코스트로 인해 사망한 600만 명의 우리 형제자매에 대한 기억은 앞으로 태어날 모든 세대를 위해 우리나라의 마음에 영원히 새겨질 것입니다. ]
이외에도 대학교, 시청 등 다양한 장소에서 노래, 악기 연주, 그리고 생존자 가족의 간증을 나누는 모임들이 이어졌습니다.
[ 라즈 이노비치 / 히브리대학교 로스버그스쿨 센터장 : 역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것은 사실 우리가 누구인가를 나타내는 한 부분이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추모일에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추모 행사가 국가나 주요 기관에서만 열리는 것이 아니라, 학교, 지역 커뮤니티, 그리고 가족, 지인 등 그룹 단위로 열린다는 점입니다.
둥글게 둘러 앉아 홀로코스트 생존자나 생존자 가족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습니다. 현재 이스라엘에 사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는 14만 7천여 명. 매년 해가 지날수록 생존자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직접 겪은 이야기를 듣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올해 99세의 나이로 이스라엘 언론 매체인 아루츠 쉐바의 현직 기자로 활동 중인 월터 빙햄도 홀로코스트 생존자입니다.
그는 유대민족의 뿌리와 힘들게 되찾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다음 세대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 월터 빙햄 / 홀로코스트 생존자 : 제가 독일에서 살았을 때, 저는 당연히 저의 뿌리에 대해 몰랐습니다. 아동구조작전을 통해 영국으로 온 이후에도 부모님은 남겨둔 채 홀로 구출되었기에 역시 저의 뿌리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에 왔을 때 이곳이 저를 끌어당겼습니다. 이제는 제 뿌리를 알고, 제가 집에 있다는 것을 압니다. 진짜 집이구나 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
전 세계에 증가하고 있는 반유대주의와 실제적인 이란의 위협 속에, 이스라엘인들은 지금 누리는 번영과 안락함을 언제든 잃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안고 살아갑니다.
[ 가비 / 유대인 : 지금 저희는 안전하고 살기 좋은 이스라엘 땅에 있습니다. 홀로코스트는 우리에게 국가가 없을 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주셔서 행복합니다. ]
[ 야콥 / 유대인 : 증오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직시해야만 합니다. ]
[ 하임 / 유대인 : 반유대주의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다시는 과거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
같은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유대인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모여 어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예루살렘에서 KRM News 박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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