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월요일 오후, 6개월간의 치열한 공방 끝에 사법개혁안 중 ‘대법원 합리성 판단 권한 폐지’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서, 이스라엘이 폭풍전야에 휩싸였다.
해당 법안은 대법원이 의회 및 정부 결정의 적합성 여부를 심사하는 합리적 판단 권한을 폐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주 1차 독회에서 통과된 이후, 월요일 2차, 3차 독회가 연이어 진행됐고, 야당 의원 전원이 투표를 보이콧 한 가운데 여당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져 마지막 표결에서 64대 0으로 통과되었다.
표결을 진행하기 전 본회의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은 타협안을 놓고 협상을 계속 진행했다.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전 샤스당 대표 아리예 데리와 전화 통화를 시도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극적인 상황이 이어졌다.
표결 직후 야리브 레빈 법무부 장관은 “사법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한 역사적 과정의 첫 걸음”이라며 법안 통과를 축하했다. 여당 의원들은 사법개혁 다음 단계로 ‘판사를 선출하는 패널을 재구성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며, 이는 의회 겨울 회기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야당 대표 야이르 라피드는 “이것은 연립정부의 승리가 아닌 이스라엘 민주주의의 패배”라며, 화요일 오전 이 법안에 대해 대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법개혁 반대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나라 전체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주부터 매일 같이 이어진 사법개혁 반대 시위는 1차 독회 통과 이후 주말 동안 더 거세졌다.
화요일 텔아비브에서 시작된 시위 행진은 토요일 오후 예루살렘 국회까지 진행됐는데, 행진 시위 마지막 날인 토요일에는 시위대가 추가로 합류하면서 약 4만 명이 참여했다.
법안이 최종 통과된 후 수만 명의 시위대가 예루살렘을 통과하는 주요 도로인 ‘베긴 고속도로’를 막고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 경찰은 시위대를 도로에서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사용했다.
국회 밖에 모인 시위대는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진행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쇼핑몰을 포함해 150개의 주요 기업 연합은 투표가 시작되기 전에 항의의 표시로 문을 닫았다. 이스라엘 최대 노동조합은 전국적인 파업을 고려하고 있으며, 1만 명 이상의 군 예비역이 더이상 복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