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에 맞이하는 2024년 장막절 (2024.10.16)

이스라엘은 전쟁 가운데 있지만 2024년 10월 16일 해가 지면 장막절인 ‘쑤콧’을 맞이할 것이다.

장막절 5일 전인 대속죄일(욤 키푸르)이 지나면 종교인들은 곳곳에서 자녀들과 함께 뚝딱뚝딱 아파트의 베란다나 집 옆 공터에 장막을 세운다. 장막을 세우는 데는 기본 규칙이 있다. 장막 안에서 위를 바라봤을 때 하늘의 별들을 보이게 하기 위해 사람의 키보다도 더 큰 대추야자 나무 잎이나 갈대 묶음을 펼친다. 장막의 틀을 먼저 세우고 그 다음에는 예쁘게 장식된 장막 벽을 틀에 끼운다. 마지막으로 천장을 올리고 자녀들이 장막 안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이 이들의 전통이다. 모세오경에서는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언약백성에게 장막을 7일 동안 세워서 그 안에서 온 가족이 함께 먹고 자며, 기뻐하라고 명령하신다 (레위기 23:42-43). 그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구출된 이후 광야에서 장막을 치고 하나님의 훈련을 받으며 보낸 시간을 후손과 함께 대대로 기억하기 위함이다.

장막절은 추수를 기념하면서 풍년을 허락하신 창조주 하나님께 감사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풍년을 감사하기 위해 장막 안에 다양한 과일을 장식하는데 과일 중에서 석류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유대인들은 전통적으로 석류의 씨앗이 6백13개라고 하면서, 모세오경에 나오는 6백13개의 ‘미츠보트’(계명)를 상징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석류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장식으로 사용되기도 했고, 대제사장의 옷자락을 장식하기도 했으며(출애굽기 28:33-34), 솔로몬 왕이 지은 성전의 기둥에도 새겨졌다(열왕기상 7:18-20). 그래서인지 석류는 장막 내 장식의 모티브로 자주 사용되곤 한다.

장막절을 준비하는데 장막 구축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네 가지 식물을 미리 구입하는 것이다. 레위기 23장 40절에 ‘첫 날에는 너희가 아름다운 나무 실과 (레몬과 비슷한 시트롱)와 종려나무 가지(대추야자 나무 잎)와 무성한 나뭇가지(도금양 가지)와 시내 버들(버드나무 가지)을 취하여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이레 동안 즐거워할 것이라’고 말씀하기 때문이다. 유대교에서는 위에 언급한 이 네 가지 식물을 하나로 묶어 장막절 기간인 7일 동안 매일 동, 서, 북, 남, 위, 아래 여섯 방향으로 흔들며 기도한다. 이러한 의식을 통해 모든 곳에 하나님의 임재가 있다고 말씀을 해석하고 있다. 예루살렘에는 이 네 가지 식물을 파는 장막절 장터가 따로 세워지는데 이곳에서는 네 가지 식물 외에도 다양한 전통 품목이 판매되지만 네 가지 식물을 판매하는 노점이 40여개나 자리잡고 있다.

장막절 셋째 날인 10월 20일 일요일 통곡의 벽에서는 이스라엘의 최고 랍비들과 통곡의 벽 랍비가 참석한 가운데 전통에 따른 제사장 축복식인 ‘비르캇 코하님’이 있을 것이다. 현재 나라가 전쟁 중이어서 유대 국가의 평화와 안전, 인질들의 귀환, 이스라엘 군인들의 안전, 부상자들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도 있을 것이다. ‘비르캇 코하님’ 제사장 축복기도는 모세오경에 나오는 3개의 절기인 유월절, 오순절, 그리고 장막절에 통곡의 벽에서 이루어진다.

현재 지속되고 있는 이 전쟁은 작년 장막절의 마지막인 8번째 날에 하마스 학살이 일어나면서 시작되었다. 요즘 북쪽 전선에서 전쟁이 고조되고 있지만, 예루살렘에서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장막절을 위한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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