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지난 10월 25일 밤 전투기와 첩보기, 급유기 100여 대를 동원해 이슬람 공화국 이란 전역의 미사일 및 드론 시설 20곳을 여러 차례에 걸쳐 집중 타격했다. 이번 공습은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을 향해 20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이루어졌다.
이스라엘 공군은 26일 새벽 2시부터 4시간 동안 이란 전역에서 세 차례에 걸친 공습을 단행했다. 이란은 일시적으로 영공을 폐쇄했으나, 공습에 대한 대응 능력을 거의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타격 지점으로는 테헤란, 카라즈, 이스파한, 시라즈 지역 등이 보고됐다.
1차 공습은 이란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방공망을 저지함으로써 향후 공중 작전의 자유를 확보하고,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공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이어진 추가 공습에서 이란의 드론 및 탄도미사일 제조시설과 발사시설을 집중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 대상에는 특히 지난 4월 14일과 10월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에 사용했던 드론 및 미사일 관련 시설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정세 전환
이란은 수년간 헤즈볼라를 포함한 대리 세력을 통해 여러 전선에서 이스라엘을 압박해 왔으며, 특히 지난 1년간은 총 7개 전선에서 끊임없는 공격을 가했다.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보유한 수천 대의 드론과 미사일의 위협 때문에 이란을 겨냥한 공습을 실행하는 데 상당한 제약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 민주주의방위재단(FDD)의 CEO 마크 두보비치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헤즈볼라의 보복이 이스라엘의 전략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최근 한 달간 헤즈볼라의 군사력을 상당 부분 약화시켰음을 시사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그간 이란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직접적인 대가를 치르지 않도록 이스라엘의 대응을 제지해 왔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란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직접 공격으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의 헤게모니가 서서히 흔들리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다.
위성 이미지 분석 결과
이번 공습의 주요 타격 대상에는 이슬람혁명수비대의 팔라그, 샤이드 가디리, 압돌 파스 미사일 제조기지, 코지르 및 파르친 군사단지, 그리고 파란드 군사기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제조에 필수적인 고체연료 유성식 혼합기 12대를 파괴했다. 익명의 이스라엘 소식통 3명은 이번 공격이 이란의 미사일 비축 능력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분석했다.
상업 위성사진을 분석한 미국 전문가들도 이번 공습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고체연료를 혼합하는 데 사용하는 건물에 타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해당 분석은 전 유엔 무기 사찰관이자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연구그룹 대표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와 워싱톤 싱크탱크 CNA의 데커 에벨레스 부연구 분석가에 의해 각각 별도로 수행됐다. 두 분석가는 테헤란 인근의 파르친과 코지르 군사단지 내 미사일 생산기지가 폭격 대상이 되었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는 상업용 위성사진을 통해 특히 테헤란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연관된 파르친 군사단지의 탈레한 2 핵실험 건물이 손상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1989년에 시작되어 2003년에 중단된 아마드 프로젝트의 실험 활동에 사용되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비밀리에 관련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올브라이트는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격 이전에 탈레한 2 핵실험 현장에서 주요 장비를 제거했더라도, 이 시설이 핵 무기화 프로그램에 있어 여전히 “본질적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또한 탈레한 2 건물 인근의 탄도미사일용 고체연료 혼합시설 두 곳을 포함한 세 개의 건물과 창고가 파괴된 사실이 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분석가 에벨레스는 이번 공습의 결과로 고체연료 혼합이 이루어지는 코지르 군사단지의 두 건물이 파괴된 것을 영상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에벨레스는 고체연료 혼합기가 산업용 믹서기로 제작하기 어려운 구조이며, 수출이 통제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이 지난 수년 동안 상당한 비용을 들여 이 장비를 수입했으며, 이를 대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공격이 매우 정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P 통신이 분석한 새로운 위성사진에 따르면, 이란의 우주 프로그램 일환으로 탄도미사일을 제조하고 로켓을 발사하는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군사기지이자 우주센터도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샤흐루드 우주센터의 피해는 이란 정부가 인정하지 않은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혁명수비대는 지금까지 공격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AP가 촬영하고 분석한 플래닛 랩스 PBC의 고해상도 위성사진은 테헤란에서 북동쪽으로 약 370km 떨어진 셈난 지역의 샤흐루드 우주센터의 피해 상황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사진에는 센터의 주요 중앙 건물이 파괴된 모습이 담겨 있다.
점점 드러나고 있는 이란 내 구체적 피해 상황
계속해서 드러나는 이란의 피해 상황을 통해 이스라엘의 정밀 공격 정황이 파악되고 있다. 뉴욕 타임즈는 익명의 이란 관리 3명(석유부 소속 1명)을 인용해 이번 방공망 공격으로 쿠제스탄주의 아바단 정유 공장, 반다르 이맘 호메이니 석유화학 단지, 인접 주요 항구, 일람주의 탄제 비자르 가스전 등이 공격에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란에 “깊은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관리와 이스라엘 관리 3명의 말을 인용해 이번 공습으로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과 수도 인근 말라드 미사일 기지에 있는 러시아제 S-300 방공 시스템 3기가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미국 고위 관리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이란의 마지막 러시아제 S-300 시스템 3대를 파괴했다”고 확인했다. 올해 4월 이스라엘은 이란의 첫 탄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 공습으로 이란의 S-300 4대 중 1대를 이미 파괴한 바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 관리들은 또한 이란의 미사일 유도에 필요한 주요 레이더 시스템이 파괴되었다고 전하며, 이를 통해 이란의 추가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란 언론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현재까지 5명의 군인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반응
이란의 최고 국가안보위원회가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고위급 긴급 회의를 개최했다. 군 지휘관들로부터 공격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가능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즉각적인 대응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일요일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이 과장되거나 최소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며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이란은 전반적으로 이번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경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이스라엘이 불길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상상할 수 없는 쓰디쓴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스마일 바게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역시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이란이 대응을 위해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오늘 익명의 이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해 “결정적이고 고통스러운” 응징을 준비 중이며, 이 조치가 미 대선 전인 11월 5일 전에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이란 공습 성공 주장…향후 과제 제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에 대한 공격 이후 지난 일요일에 공개 발언을 통해 작전의 성공을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방어 능력과 미사일 생산 능력을 심각하게 손상시켰다”며 “정확하고 강력한 공격으로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특히 “미국의 긴밀한 협조와 지원에 감사하다”고 언급하면서 동시에 “우리 앞에는 여전히 큰 도전이 놓여 있다”고 말해 향후 과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문가 경고: 미국 대선 이후 위험 증가 가능성
민주주의 방위 재단의 CEO 마크 두보비치는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향후 이란과의 갈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특히 “미국 대선 이후 11월 5일부터 1월 20일까지의 레임덕 기간이 특히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대한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중동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이목이 양국의 다음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