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보복 위협 고조 (2024.11.04)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이란 연구원 베니 사바티는 최근 마아리브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시설을 공격한 데 대해 “이란이 군사적 대응을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바티는 “이란 측이 초기에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에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내놓았으나, 시간이 지나며 피해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일,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새로운 위협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며 이스라엘의 10월 공습에 대한 “압도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아라비야 방송은 “이란군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이란 의회(마즐리스)의 국가안보위원회 소속 에스마일 코사리 전 이슬람혁명수비대 장군은 이란 최고국가안전보장회의의 전원 만장일치로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은 지역 내 ‘저항 세력’과 협력하여 진행될 예정이며, 이란이 10월 1일 감행한 이스라엘 공격을 능가할 강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예상되는 공격은 하마스가 10월 7일 이스라엘을 습격한 이후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겨냥해 가하는 세 번째 공격이 될 전망이다.

이라크 민병대, 이란과 협력해 이스라엘 공격 준비 강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인 하라카트 헤즈볼라 알-누자바의 정치국 소속 하이다르 알-라미는 “이란과 협력해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지난 2일 헤즈볼라 계열 레바논 신문 알-아크바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헤즈볼라 알-누자바는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조직이다. 알-라미는 “이란과 철저히 조율하여 공격 시기와 장소를 정하고 있다”며, 차기 공격에서 “더 발전된 미사일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선순위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이며, 이후 미군 기지도 표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한 고위 간부는 이스라엘을 목표로 한 드론 공격을 확대할 준비도 마쳤다고 카타르 신문 알-아라비 알-자디드에 전했다. 그는 “고품질 드론과 미사일을 사용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라크에 배치된 이란의 탄도 미사일

미국 민주주의방위재단(FDD)의 선임 연구원 벤함 벤 탈레블루는 “2018년 이란이 이미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이라크 서부 지역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히며, “이란이 이라크 영토를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외교 및 군사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익명의 관리들은 위성을 통해 이란이 탄도미사일과 관련 장비를 이라크로 옮기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런던 소재 사우디 매체 엘라프에 전했다. 이같은 장비 이동은 이스라엘에 대한 예정된 공격 준비의 일환으로 추정된다.

이란이 이라크를 거점으로 이스라엘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한 정보 보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자국 영토에서 직접 공격할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아울러 이란의 대리세력인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 이라크 민병대 등도 공격에 가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의 세 번째 직접 공격 가능성 대비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의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이스라엘의 대응을 억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왈라가 지난 2일 저녁 보도했다. 한 미국 고위 관리는 “미국은 이란을 향한 이스라엘의 대응을 막거나 제한적으로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란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경고는 미국이 이란에 직접적으로 보낸 이례적인 메시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당시, 군사 목표만을 타격했으며 이란의 핵 및 석유시설 같은 주요 전략시설은 제외됐다. 하지만 미국은 이란이 추가 공격을 감행할 경우 이러한 전략시설들이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란이나 그 대리세력이 공격할 경우 “미군과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 팻 라이더 소장은 성명을 통해 “오스틴 장관이 중동지역에 탄도미사일 방어 구축함, 전투기 편대, 유조선, 그리고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춘 미 공군 B-52 폭격기 다수를 추가로 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과 구축함 3척으로 구성된 미군 타격대가 중동지역에 배치되어 있다.  링컨 항모와 구축함 2척은 오만만에, 세 번째 구축함은 홍해에 주둔 중이다. 

미군 중부사령부(US CENTCOM)는 B-52 전략 폭격기가 어제 중동에 도착했다고 발표하며, 미국은 이란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으로 향하는 KC-135 스트라토탱커 4 대

미 중부사령관 쿠릴라, 이스라엘 방문

이스라엘군은 주말 동안 마이클 쿠릴라 미 중부사령관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군 참모총장과 함께 중동의 안보 상황을 점검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평가 회의는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지역의 위협에 대한 대응 전략과 공동 방어 준비에 중점을 두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쿠릴라의 이번 방문은 이스라엘이 10월 26일 이란을 겨냥한 대응 공격 이후, 이란의 잠재적 보복에 대비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쿠릴라는 이스라엘에 배치된 사드 미사일 방어 시스템 포대를 둘러보며 방어 준비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이라크에 경고

런던에 본사를 둔 사우디 매체 엘라프는 이스라엘이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목표물을 감시하고 식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군사적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이라크 정부에 자국 영토가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 거점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민병대를 통제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스라엘 일간지 이스라엘 하욤은 “최근 이라크 민병대의 드론 공격이 확대되자, 이스라엘이 이라크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드론 공격이 지속될 경우, 이라크 내 목표물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10월 26일 이란 군사시설에 대한 대응 공습은 이란이 4월 14일 이스라엘을 향해 320여 발이 넘는 드론,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로 공격하고, 또 10월 1일 20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시작된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하마스와의 전쟁과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의 전쟁으로 이미 갈등이 심화된 중동지역은, 화요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을 앞두고 추가적인 충돌로 인해 더 큰 지역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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