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에서 가자 전선, 부상에서 회복으로 (2024.11.12)

전쟁의 최전선에서 싸우다가 부상병으로 돌아온 군인들의 삶이 이스라엘 사회에서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7일 이후 하마스와의 전투로 2,206명의 군인이 부상당했다. 이 중 417명이 중상을 입고, 675명이 중등도의 부상을, 1,114명이 경상을 입었다. 특히 가족과 집, 직장을 뒤로하고 전장에 나섰던 예비군들의 회복 과정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 부상 예비군들에게 ‘정상적인 삶’으로의 복귀가 과연 가능할까?

하이테크 임원에서 가자 전선의 전투병으로: 예비군 아론 B.의 이야기

“나는 부상당한 군인입니다. 마케터가 아닙니다. 아론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부상당한 군인입니다.”

34세 아론 B.의 인생은 2023년 10월 7일을 기점으로 극적인 전환을 맞이했다. 전쟁 발발 전까지 그는 AI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일하며 예비군 복무를 병행해왔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소식에 미국 출장을 중단하고 귀국한 아론은 10월 30일 가자지구에 투입되어 하마스의 터널망과 무기고 수색 임무를 수행했다. 11월 14일, UNRWA 학교에서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부대장과 통신병이 총에 맞았다. 20미터 떨어진 곳에 쓰러진 사령관을 구하려던 아론은 스나이퍼와 AK-47의 총탄에 양 다리를 맞아 중상을 입었다. 

2023년 11월 14일 가자 지상공세 중 부상 당한 예비군 아론 B. (사진: 이용선/KRM)



4곳의 상처로 과다출혈 상태였고, 특히 스나이퍼 총알이 오른쪽 다리뼈 8센티미터를 파괴해 절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주요 동맥이 손상되지 않아 다리를 지킬 수 있었고, 이후 11개월간 재활 치료를 받았다.

아론을 살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를 전장에서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동한데 있다. 그는 부상 당하자마자 신속히 부대 구급요원의 응급처치를 받았고, 구조대에 의해 허머와 헬기를 이용해 30분 만에 셰바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 이스라엘군 헬기로 전장에서 대피한 한 병사가 치료를 위해 셰바 메디컬 센터에 도착하고 있다. (셰바 메디컬 센터 제공)


셰바 병원의 스티브 월즈 대변인은 “부상 후 1시간 이내 병원 도착 시 부상병의 생존율이 99%에 달한다”며 병원의 놀라운 성과를 강조했다. 또한 “재활 의사가 수술에 직접 참여해 정확한 재활과 회복을 돕는 혁신적 방법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셰바 병원은 전쟁 부상 군인들의 재활 치료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전쟁 기간 동안 아론을 비롯한 수많은 부상 군인들에게 제2의 보금자리가 되어주었다.

셰바 병원은 군인들이 병원을 집처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론은 의료진의 헌신과 “삶으로의 복귀” 프로그램이 자신의 회복과 귀가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군인들이 자신의 재활 과정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회복과 미래에 대한 전망

아론의 회복 여정은 단순히 신체적인 것을 넘어 정신적, 감정적 차원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그의 경험은 이스라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이스라엘은 회복탄력성이 강합니다,” 아론은 이스라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며 말했다. “우리는 다시 일어날 것이고, 재건할 것입니다. 이 사건을 겪은 세대는 이를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스라엘의 보안을 위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의 강한 회복탄력성에 대해 묻자, 아론은 깊이 있는 답변을 제공했다. “회복탄력성은 생존능력이고, 생존능력은 회복탄력성입니다. 이스라엘 주변에 우리의 파멸을 기도하고 준비하는 원수들이 있기 때문에, 보안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침대 밑에 숨어서 울고만 있을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나라를 지켜야만 하는 현실이 있기 때문에 일어나야 합니다.”

2023년 11월 14일 가자 지상공세 중 부상 당한 예비군 아론 B. (사진: 이용선/KRM)


아론의 개인적인 트라우마 극복 과정도 주목할 만하다. 부대장과 동료들을 잃고 자신도 큰 부상을 입은 경험에 대해 그는 놀라운 긍정성을 보여준다.

“시작부터가 너무 긍정적이었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가면서 다리가 절단될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수술 후 눈을 뜨니 다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자체가 재활의 모든 힘든 과정을 긍정적으로 임하도록 힘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아론의 경험과 견해는 개인의 회복 여정을 넘어 이스라엘 사회 전체의 회복력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이야기는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한 개인의 모습을 통해 국가의 불굴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Leave a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