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레이마니 전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피살 후 중동 정세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솔레이마니 이란 사령관이 1월 3일 피살된 이후, 이라크 내 미국 대사관은 한 주 전 받았던 공격에 이어 또다시 공격을 받았고,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라크 민병기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 8일, 이란이 솔레이마니 장군 피살에 대한 보복으로 직접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날, 이란에서 출발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실수(?)로 격추되면서, 서방 세계에서 이란에 대한 비난이 증가했다.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것이 괜찮다(All is good)”며 미국은 이란과의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것은 이란이 체면상 어떤 보복이라도 해야했던 상황을 어느 정도 봐 준 것으로 생각되며, 이란이 전면전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미국도 전면적으로 확대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란도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이란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항공기를 실수로 격추한 것을 시인하고, 이란 혁명수비대 대공부대 사령관이 공개적으로 사과하며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체면 문화가 강한 중동에서 어떤 잘못에 대해 직접적으로 시인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 일로 인해 이란 내에서는 정부의 잘못을 명백히 밝히고 처벌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가 9일부터 시작돼 또다시 반정부 시위로 번졌고, 정부가 진압을 위해 실탄으로 대응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14일까지 최소 30명이 체포되었고, 사상자 수는 공식적으로 보도되고 있지 않지만,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란이 내부적 문제와 더불어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가고 있는 추세에서 전면전을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나, 궁지에 몰린 이란 정부가 앞으로 더욱 수세에 몰릴 경우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중동의 상황은 극단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 이스라엘의 첩보에 의하면 이란은 올해 말까지 핵무기 한 대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우라늄을 가질 수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과 대치하는 동안, 터키와 러시아는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러시아는 시아파인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도우며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고, 터키는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를 제치고 중동의 패권을 잡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터키는 지중해 천연가스 개발과 관련해 리비아와 지중해 해상 국제법을 체결함으로써 이스라엘-그리스-키프로스의 동지중해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를 견제하고 있으며, 러시아 역시 내전 중인 리비아의 휴전을 중재하며 시리아에서 리비아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두 나라가 8일 러시아와 터키를 잇는 천연가스관 개통식을 가지며, 두 나라 간의 협력을 증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15일, 권력을 대통령에서 국무총리에게로 이양하기 위해 대통령제에서 다시 의원내각제로 가기 위한 헌법 개정을 요청했다. 2024년 대통령 임기 만료 후 자신이 국무총리직을 맡아 권력을 행사하기 위함이다. 이에 반발해 현 러시아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내각들이 사퇴했다.
중동과 전세계가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