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Times] 2020/2/5 모두가 반대하는 팔레스타인의 수도, 아부디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동 평화구상안이 발표된 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내에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팔레스타인측은 서안지구를 관할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가자지구의 하마스 모두 이번 평화구상안이 이스라엘쪽으로 편향되어 있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발표 이후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에 로켓 공격과 폭발 물질을 단 풍선을 계속 날려보내고 있고, 5일에는 이집트로부터 무기를 밀수하던 하마스 선박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검거됐다.

동예루살렘 동쪽, 분리장벽 동쪽에 위치한 아부 디스

가장 논란이 되는 주제 중 하나는 예루살렘에 대한 것이다. 평화구상안에서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분리장벽을 국경으로 삼으며, 장벽 동쪽에 위치한 동예루살렘 일부와 아부 디스 지역을 미래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도로 제안하고 있다.

분리장벽 동쪽에 위치한 아부 디스 전경

아부 디스 지역은 동예루살렘의 동쪽 바로 옆에 위치한 지역으로, 이전에도 오슬로 협정이 체결된 이후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제안되었던 곳이다.

1993년에 체결된 오슬로 협정은 미국의 중재로 양측이 처음으로 합의를 본 것으로, 이스라엘 잇작 라빈 총리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야세르 아라파트 의장이 협정에 사인했다. 1967년 이스라엘이 6일 전쟁에서 승리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땅을 모두 통치하기 시작하면서, 아랍 주민들이 테러와 무력 시위를 벌이기 시작한 지 26년 만의 일이다.

‘오슬로 협정’의 내용은 서안지구를 A, B, C 세 지역으로 나누고, 팔레스타인이 자치정부를 꾸려 A와 B지역을 통치할 수 있도록 하고, 단계적으로 서안지구 대부분의 땅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게 넘겨준다는 것이었다. 평화라는 이름 하에 이스라엘이 차지한 영토 일부분을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에게 공식적으로 넘겨주는 결과를 낳게 되면서, 잇작 라빈 총리는 결국 2년 후 극우파 유대인에게 암살 당했다.

오슬로 협정 체결 후, 협정 내용이 이행되던 과정에서 1998년 이스라엘 언론사 하아레츠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아라파트 의장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아부 디스 지역을 ‘알 쿠즈’로 이름 붙여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2000년도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아부 디스에 의회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아부 디스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의회 건물 (건설 중단)

오슬로 협정 진행이 점차 무산되면서 의회 건물 건설도 중단돼 지금까지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지만, 아부 디스는 그 이후로부터 미래 팔레스타인 수도로 계속 언급돼 왔다.

아부 디스 시장은 인터뷰를 통해 “예루살렘 만이 팔레스타인의 영원한 수도이기에, 아부 디스가 팔레스타인의 수도가 되는 것을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주요 정당인 파타당 역시 “예루살렘은 절대 포기할 수 없으며, 이 평화구상안이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평화구상안과 관련해 하마스와 미팅을 가졌으며, 이번 발표로 인해 하마스와 파타당이 화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부 디스에서 바라본 장벽 너머 동예루살렘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평화구상안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평화를 이루기 위한 기본 토대일 뿐이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직접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논의할 가치도 없는 평화안이라고 일축하며, 유엔 및 국제사회에 이번 평화안에 반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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