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Times] 2021/09/09 위드 코로나, 위드 백신

이스라엘의 코로나 정책 방향이 ‘위드 코로나, 위드 백신’으로 흘러가고 있다.

6일 저녁, 유대력으로 티쉬레이월 첫째 날, 이스라엘은 5782년 로쉬 하샤나 새해를 맞았다. 새해인 나팔절을 시작으로 대속죄일, 초막절까지 이어지는 대명절 기간을 앞두고,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신규 확진자가 하루 만 명까지 치솟았지만, 정부는 봉쇄령을 내리지 않았다. 백신 접종을 중심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모임 자제 권고로 확산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대명절 기간 동안 실내 모임 가능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했고, 50명 이상 모임의 경우 그린 패스 소지자만 입장을 허용하도록 했다. 대속죄일까지 밤마다 슬리홋 기도를 위해 몰리는 통곡의 벽도 입장 인원을 8천 명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식당, 까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과 사적 모임은 제한하지 않았다. 9월 19일부터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단체 관광팀의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봉쇄 없는 명절’을 위함이라며 정부는 한 달 전부터 3차 부스터샷과 미접종자의 백신 접종을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행하고, 부스터샷 접종 대상 연령도 급속도로 낮춰 현재 12세 이상으로 낮아졌다. 그린 패스 제도도 완전히 재개했다. 그결과 부스터샷 접종을 시행한지 한 달 반 만에 전체 인구의 약 28%, 60세 이상 고령자의 70% 이상이 부스터샷을 맞았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더해 4차 부스터샷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스라엘 코로나 대응 최고 책임자 살만 자카르는 지난 토요일, 항체 약화와 새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4차 부스터샷 접종을 준비해야 하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변이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백신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주 보건부는 시민들이 현재 소지한 ‘그린 패스’가 마지막 백신 접종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만료될 것이라고 발표함으로써, 그린 패스를 계속 보유하기 위해서는 부스터샷을 주기적으로 접종해야함을 시사했다.

신규 확진자가 다시 치솟은 상황에서, 초등고등학교가 개학하고 대명절도 시작됐지만, 막상 시민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보건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 중 73.5%가 30대 미만이며, 이중 중환자로 발전한 비율은 3%에 불과하다. 확진율에 비해 치명율이 낮다는 사실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 외에, 사회적 분위기는 이미 코로나와 공존하는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다. 높은 신규 확진자 수가 무색하게, 저녁과 주말마다 상점, 쇼핑몰, 국립공원, 행사장 등에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명절이 시작되면서는 집집마다 가족, 지인들과의 모임으로 북적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높은 백신 접종률을 이룬 국가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위드 코로나 정책을 고려하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싱가포르, 영국, 아일랜드 등 10여개국이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 정책도 ‘백신 접종 증명서 규제를 시행하는지, 아닌지’로 그 방향이 갈린다. 대부분은 백신 접종 증명서 규제를 함께 시행하는 추세이다. 영국도 규제를 전면 폐지했었지만, 확진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이달 말부터 백신 증명서 규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높은 백신 접종률을 달성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국가들이 백신 접종 증명서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사실상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조치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변이 발생과 그로 인한 돌파 감염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가 백신 접종 의무화가 아닌,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존중하는 시스템으로 자리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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