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이스라엘 집단 학살 혐의’ 국제사법재판소 잠정 판결 내용 (2024.01.26)

아이러니하게도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일 전날,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제소한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 혐의에 대해 잠정 판결을 내렸다.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공세는 10월 7일 하마스 테러단체 주도로 테러리스트 약 3000명이 이스라엘 마을을 급습해 학살을 자행하면서 촉발됐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해 이스라엘인 약 1,200명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250명 이상을 인질로 잡아갔다. 아직까지 136명이 억류되어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이스라엘의 군사적 공세에 대응하여 이스라엘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집단 학살 혐의로 고발했다. 이스라엘은 남아공의 주장을 거부하고, 남아공이 하마스에게 정치적 은폐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남아공은 또한 국제사법재판소가 양측의 법적 주장을 심사하는 동안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9가지 잠정 조치를 긴급하게 명령할 것을 17명의 판사로 구성된 위원단에 요청했다. 남아공이 가장 원했던 것은 국제사법재판소가 이스라엘에게 “가자에서의 군사 작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다.


집단 학살이란?

1948년에 체결된 제노사이드 협약(집단 학살 범죄의 예방 및 처벌에 관한 협약)은 범죄를 “국가적, 민족적, 인종적 또는 종교적 집단 전체 또는 일부를 파괴하려는 의도로 범한 행위”로 정의한다. 여기에는 살인, 심각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피해를 입히는 행위, 집단의 전체 또는 일부를 파괴할 목적으로 고의적으로 생활 조건을 제한하는 행위, 출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행위, 자녀를 강제로 이송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제노사이드 협약 –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어떻게 공식화되었는가?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와 나치 독일의 600만 유대인 홀로코스트 학살 이후, 세계는 이제 익숙해진 “다시는 안 된다” (“Never again”)는 약속을 중심으로 단결했다.

그러한 고상한 열망의 핵심은 범죄 중의 범죄라고도 불리는 집단 학살을 예방하고 처벌하기 위해 이를 성문화하고, 국가들이 이에 대해 약속하는 협약의 초안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이 협약은 이스라엘이 유대 국가로 창설된 해인 1948년에 작성되었다. 이스라엘은 자신의 국가 정체성에 깊이 뿌리내린 바로 이 범죄(집단 학살)를 저지른 혐의로 유엔 최고 법원에 기소됐다.


2024년 1월 26일 금요일,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의 잠정 판결

국제사법재판소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집단 학살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15-2로 발표했다. 고의적으로 민간인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일부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의 선동적인 발언이, 현재 분쟁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대량 학살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주장에 “타당성”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유엔의 주요 사법기관인 국제사법재판소(ICJ)는 2024년 1월 11일과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 이스라엘 사건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제출한 잠정조치 표시 요청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법원이 위치한 헤이그의 평화궁. (국제사법재판소 제공)


그러나 국제사법재판소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가장 원하고 이스라엘이 두려워하는 조치, 즉 ‘즉각적이고 일방적인 휴전’을 명령하지는 않았다. 그러한 판결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척결 노력을 방해했을 것이며, 법원이 집단 학살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믿고 있음을 나타냈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 전쟁에서 가해자인 하마스가 저지른 만행에 대한 책임은 온데간데 없이 이스라엘만 비난을 받고 있다.

국제사법재판소 판사들은 민간인들이 탈출할 수 있는 안전한 통로를 만드는 것을 포함해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려는 이스라엘의 수많은 노력을 고려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파괴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고, 계속해서 이스라엘의 전멸을 선포하고 있다. 2023년 10월 24일 하마스 정치국의 가지 하마드(Ghazi Hamad)는 레바논 LBC TV에서 “하마스는 10월 7일 알 아크사 홍수 작전을 이스라엘이 전멸될 때까지 반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갔다. “알 아크사 홍수 작전은 이번이 첫 번째이고,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도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결단력과 결심, 싸울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가를 치러야 할까요? 예, 우리는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순교자의 나라라 불리며, 순교자의 희생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팔레스타인 사람에게 순교는 당연하고 마땅한 것으로 여겨진다.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이 겪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와 고통을 강조하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자국민을 보호하고 부양하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은 채 이 전쟁을 철저히 준비하고 시작한 것은 바로 하마스였다. 사실 그들은 냉소적으로 가자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해 왔다. 국제 법원은 하마스가 고의적으로 가자지구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이스라엘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은 것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지 않았다. 이는 국제법상 이중 전쟁범죄로 간주되는데도 말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사법재판소는 하마스가 일으킨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겪고 있는 고통, 민간인 사망, 재산의 파괴, 많은 군인의 손실, 남부 및 북부 국경 도시의 인구 대피, 정상적인 생활의 훼손 및 경제의 붕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나마 국제사법재판소는 하마스에게 남은 이스라엘 인질들을 즉각적으로 석방하라고 명령했지만, 하마스는 테러단체이기 때문에 국제사법재판소도, 그 누구의 말도 따를 의무가 전혀 없다. 그리고 억류된 인질들은 하마스의 남아있는 고위 지도력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마지막 ‘생존 카드’이자 ‘인간 방패’이기 때문에, 이들을 풀어줄 이유도 없고, 의도도 전혀 없다.

Leave a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