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니온, 약물 없이 암세포 성장 억제하는 나노입자 개발

삼중음성 유방암 전임상서 기존 면역치료제와 동등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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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프 진저 조교수와 오프리 비젠블리트. (사진: 라미 셸루쉬 / 테크니온 대변인실 제공) 

이스라엘 테크니온(이스라엘 공과대학교) 연구팀이 약물을 전혀 탑재하지 않은 나노입자만으로 공격적인 암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뉴스가 9일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테크니온 울프슨 화학공학부 산하 바이오인스파이어드 나노엔지니어링·중개치료 연구소 소장 아사프 진저 조교수의 지도 아래 박사과정생 오프리 비젠블리트와 라완 마흐나지가 주도한 연구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 ‘MPsome(엠피솜)’은 기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암세포 자체를 직접 공격하는 대신, 암세포가 생존·성장하는 종양 미세환경을 겨냥한다. 암세포는 면역계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면역세포인 대식세포(macrophage)를 자신의 편으로 포섭해 종양 성장을 돕고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MPsome은 이 대식세포를 모방한 ‘생물학적 미끼’로서 종양 미세환경의 결합 부위를 선점해 유해 세포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연구팀은 세포 배양 실험과 삼중음성 유방암 마우스 전임상 모델에서 MPsome을 검증했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빠른 진행 속도와 기존 치료에 대한 높은 내성으로 치료가 가장 어려운 암 유형 중 하나다. 실험 결과 MPsome은 종양 주변에 매우 높은 농도로 축적됐으며, 현재 임상에서 승인된 첨단 면역치료제와 동등한 수준의 종양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약물도, 항암화학요법도, 항체도 없이 얻은 결과다. 더불어 주요 장기에서 독성 징후가 전혀 관찰되지 않았으며, 종양을 촉진하는 면역세포는 줄고 종양을 공격하는 면역세포는 늘어나는 면역 환경의 질적 변화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효과가 활성 물질의 방출이 아니라 나노입자 표면에 새겨진 생물학적 정보와 면역계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저 조교수는 “특정 암 유형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는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새로운 치료 플랫폼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패러다임적 돌파구”라며 “이 발명이 임상으로 이어질 길을 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대량 생산 가능성도 주목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제조 공정은 분당 약 20㎖, 시간당 약 1.2리터의 나노입자 생산이 가능하다. 입자 기본 소재의 상당 부분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반안전인정(GRAS) 물질로 분류한 성분으로 구성돼 있어 임상시험 전환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현 연구는 아직 전임상 단계로 마우스 모델에서만 검증됐다. 연구팀은 향후 인체 임상시험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연구가 약물에 전혀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세대의 암 치료법의 문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스라엘암연구기금(ICRF), 이스라엘과학재단(ISF), 유럽연합(ERC 스타팅그랜트), 이스라엘 혁신과학기술부(MOST), 이스라엘암협회, 테크니온 러셀 베리 나노기술연구소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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