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스를 기다리는 하레디 가족들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
이스라엘 재무부 예산국이 초정통파(하레디) 가구 한 곳이 국가 예산에 월평균 1만500셰켈(약 500만 원)의 적자를 유발하고 있으며, 이 비용은 비(非)하레디 가구의 흑자로 충당되고 있다고 9일 밝혔다고 이스라엘 경제매체 글로브스(Globes)가 보도했다.
재무부는 하레디 정당들이 주도하는 어린이집 보조금 법안이 크네세트(의회) 재정위원회를 통과해 1차 본회의 독회로 넘어간 것에 강력히 반발하며 이 같은 수치를 공개했다.
문제의 법안은 공식 명칭 ‘어린이집 입학 및 국가의 수업료 지원에 관한 법’으로, 보조금 지급 기준을 어머니의 취업 여부만으로 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군 복무를 이행하지 않은 징집 대상자 가정에 대해 월 최대 2200셰켈(약 백만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거부한 대법원 판결을 우회하려는 시도로, 통합토라유대교(UTJ) 소속 의원들이 발의하고 연립 여당 전파 의원들이 지지하고 있다.
현행 규정은 부부 모두가 취업하거나 학업 중일 경우에만 보조금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새 법안이 통과되면 어머니만 취업해도 보조금 지급이 가능해져, 아버지가 일하지 않거나 공부하지 않는 가정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재무부 예산국장 고용 담당 조정관 네타 바르-지브가 서명한 의견서는 이 법안이 “이스라엘 경제의 두 가지 핵심 과제인 하레디 남성의 노동시장 편입과 군 복무 참여를 명백히 훼손한다”고 지적하며 보조금의 기본 경제적 취지인 부모 양측의 취업 장려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레디 남성 고용률이 약 53%에 불과하고 지난 10년간 의미 있는 개선이 없어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재무부는 노동시장 참여율이 낮은 집단으로 인해 발생하는 국가 예산 순손실이 연간 약 250억 셰켈에 달하며, 인구 추세를 감안하면 미래에는 연간 1400억 셰켈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법안 시행에 따른 직접 예산 비용은 약 3억 셰켈로 추정된다.
법무장관실도 두 건의 법률 의견서를 재정위원회에 제출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현행 규정상 맞벌이 가정이 어머니만 취업한 가정보다 어린이집 입학 우선권을 갖고 있는데, 법안이 통과되면 맞벌이 가정이 이 우선권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아버지 소득은 1인당 소득 산정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오히려 아버지가 전혀 일하지 않는 가정이 맞벌이 가정보다 더 높은 보조금을 받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번 논란은 이스라엘에서 하레디 남성의 군 면제와 복지 수급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전쟁 지속과 병력 부족 문제로 더욱 첨예해지는 가운데 불거져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