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탄도미사일 보유 괜찮아"

G7 기자회견서 합의 옹호…"추가 폭격 시 경제 파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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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7 정상회담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화면캡쳐=X@VividProwes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보유를 일정 수준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미국과 이란이 서명한 양해각서(MOU)를 적극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기자들에게 “다른 나라들도 탄도미사일을 갖고 있는데 이란만 못 갖게 하는 것은 다소 불공평하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도 일부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인 비율에서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갖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사일은 문제가 아니다. 특정 지역을 타격하는 데 그치지만, 핵무기처럼 지구를 날려버리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 해체는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미국과 함께 이란에 대한 전쟁을 개시하면서 내세운 주요 목표 중 하나였다. 미국은 그동안 이란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핵무기 개발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시도를 무력화하는 방어막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의 우선순위를 낮춘 것은 미국 입장의 변화를 시사하지만, 그는 향후 60일간의 후속 협상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G7 기자회견이 열린 지 수 시간 뒤 이란 외무부는 양국 대통령이 MOU에 공식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프랑스 베르사유 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찬을 마친 후 이를 확인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서명했으며, 앞서 일요일에는 제이디 밴스 부통령과 이란 수석협상대표 모하마드 바케르 갈리바프가 전자 서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입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 이란통신(IRNA)을 통해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 본문이 양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최종 확정됐다”며 “이제 합의 이행을 시험할 때”라고 밝혔다.

 

농축우라늄 문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사실상 후순위로 밀었다. MOU 본문에 따르면 이란은 핵폭탄 11개를 제조할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 재고를 즉시 반납할 의무가 없다. 대신 미국과 이란이 향후 두 달에 걸쳐 협상할 별도 메커니즘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으며, “최소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하에 현장에서의 희석 처리” 방식이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우라늄 재고를 손에 넣는 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이란이 이미 공습을 받은 핵 시설 잔해 깊숙이 묻혀 있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사실 가치가 없지만, 심리적으로 가져오고 싶을 뿐”이라며 “아무도 손대지 못하고, 우리의 우주군(Space Force) 카메라가 현장을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합의 없이 폭격을 계속했을 경우 발생했을 결과를 강조하며 이번 합의를 방어했다. 그는 “이번 합의를 하지 않았다면 2~4주 더 폭탄을 투하할 수 있었겠지만, 호르무즈해협은 결코 열리지 않았을 것이고 시장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폭락했을 것”이라며 자신이 “경제 파탄”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합의에 반대하는 강경론자들을 “나라를 망하게 할 사람들”이라고 비판하며, “계속 폭격을 했다면 하루에 5억~7억 달러(약 6800억~9500억원)가 드는 데다 약 4주 후에는 탄약 비축량도 바닥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MOU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다시 폭격에 나서겠다고 재차 위협했다. 다만 MOU가 포괄적 성격의 문서인 만큼 이란을 어떻게 강제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에 강제 이행 조항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내가 이란을 법정에 데려가겠다고 말할 수 있겠나. 아니다. 그들이 합의를 위반하면 우리는 그들을 폭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MOU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영구적으로 막는다고 발언해온 데 대한 질문에 “영구적이어야 한다. 영구적이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을 폭격할 것”이라며 “이것은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의 일이고, 약하고 무기력한 대통령이 있다면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재 완화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입장 변화를 보였다. 미국 고위 관리는 비공개 전화 브리핑에서 이란 석유 수출 제재 면제 조치가 MOU 본문 자체에 포함돼 있으며 서명 즉시 적용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어차피 제재를 피해 석유를 팔아왔고 중국에 대폭 할인 판매를 해왔다면서, 이번 조치가 세계 유가 인하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동결된 이란 자산 반환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그들의 돈을 많이 가져갔고, 그것은 그들 자신의 돈”이라며 돌려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당초 MOU 본문 공개를 미뤄왔으나 서로 다른 버전의 문서가 유출되기 시작하자 고위 관리들이 기자들에게 전화 브리핑을 열고 MOU 전문을 낭독했다. 미국 고위 관리는 브리핑에서 이란이 공식 서명식 전까지 문서를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원칙은 이면합의 없이 완전한 투명성을 갖는 것이기 때문에 즉시 공개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며 “이란의 국내 메시지 관리와 국내 정치를 배려하고 신뢰를 구축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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