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28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에서 열린 ‘코리아-이스라엘 커넥션’ 네트워킹 행사를 마친 한-이스라엘 다문화 가정 청년들과 한국인 유학생들이 직접 만든 공동 포스터를 든 채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주이스라엘대사관·히브리대 한인학생회, ‘코리아-이스라엘 커넥션’ 첫 개최
주이스라엘 대한민국 대사관과 히브리대학교 한인학생회가 공동 주최한 ‘코리아-이스라엘 커넥션(Korea-Israel Connection)’ 행사가 지난 28일 저녁 이스라엘 예루살렘 소재 히브리대학교 마운트 스코푸스 캠퍼스에서 개최됐다.
‘너와 나, 한국과 이스라엘’을 주제로 올해 처음 열린 이번 행사는 한-이스라엘 다문화 가정 자녀들과 한국인 유학생 간의 교류 및 유대감 형성을 목적으로 기획됐다.
이날 행사에는 총 30여 명이 참석했으며, 한국어와 히브리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가운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10·20대로 성장한 다문화 자녀 세대, 유학생들과 만나 대화의 문 열다
대사관 관계자는 이번 행사의 기획 취지에 대해 “과거에는 어린 연령층이 주를 이뤘던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어느덧 10대 후반 및 20대 청년층으로 성장했다”며 “이 시기는 자아와 정체성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인 만큼, 한국 유학생들과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해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되짚어볼 수 있도록 돕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게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한국 학생들도 이스라엘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상생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사를 공동 주관한 이헌재 히브리대 한인학생회장은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의 피가 흐르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대사관 측과 협력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어 “현지 다문화 가정과 교류 기회가 많지 않아 최대한 많은 가정이 이 자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대사관의 홍보 협조를 받는 한편, 학생회 인스타그램과 다문화 그룹방에 직접 광고를 돌리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계기로 평소 한국인을 만날 기회가 적었던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한국인과의 만남을 어색해하지 않고, 앞으로 더 긴밀하게 연결되는 네트워킹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 이헌재 히브리대 한인학생회장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왕복 4시간 거리도 마다치 않은 발걸음…“나의 일부인 한국을 찾아서”
이날 현장에는 먼 거리와 어색함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어 찾아온 참가자들의 특별한 사연이 가득했다.
유대인 남편을 둔 황유리 씨는 두 자녀를 데리고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 황 씨는 “아들 다니엘이 계속 오고 싶다고 졸라서 오게 됐다”며 “아이가 현장에서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황 씨의 아들 다니엘 군은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 걱정했는데, 히브리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면서도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마음이 너무 편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예루살렘에서 대중교통으로 약 2시간 거리인 외곽 도시 스데롯(Sderot)에서 온 야라 씨의 사례도 주목을 받았다. 야라 씨의 부모(유대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는 1980년대 한국에서 만나 이스라엘로 넘어와 결혼했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줄곧 이곳에서 자란 야라 씨는 “평소 이스라엘에서 성장하며 한국인 친구를 사귀거나 한국 문화에 노출될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하지만 내 몸속 일부는 분명한 한국인이다. 나의 뿌리인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며 “한국과 연관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만나 너무 기쁘고,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다시 올 것”이라며 벅찬 감정을 전했다.
![]() ▲ ‘코리아-이스라엘 커넥션’ 행사에 참석한 야라 씨가 포스터 만들기 미션에서 1등을 차지한 뒤, 상품으로 받은 초코파이를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
쌀·라면·초코파이에 웃음꽃…1020 청년들, ‘빛의 속도’로 하나 되다
행사 주최 측은 참가자들이 처음의 어색함을 깨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에 공을 들였다.
참석자들은 서로의 이름과 취향을 묻고 답하는 ‘빙고 게임’을 통해 첫 만남의 긴장감을 자연스럽게 풀었으며, 이어 하나의 도화지에 서로의 생각을 버무려내는 ‘공동 포스터 만들기’ 미션을 수행하며 서로에 대해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고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국 쌀, 봉지 라면, 초코파이 등이 레크리에이션 상품으로 등장하자 현장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 ▲ 한-이스라엘 다문화 가정 청년들과 한국인 유학생들이 빙고 게임을 통해 첫 만남의 어색함을 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참가자들의 주 연령층이 10대에서 20대 젊은 세대인 만큼, 이들은 언어와 문화의 벽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빠르게 친해졌다. 처음에는 수줍게 인사를 나누던 이들이 행사 중반을 넘어설 때쯤에는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화기애애한 풍경을 연출했다. 특히 행사가 끝날 무렵에는 많은 참가자가 “이 행사를 다음에 또 언제 하느냐”며 주최 측에 다음 일정을 적극적으로 묻는 등,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과 향후 만남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취재진 역시 이들의 순수한 열정과 에너지에 동화되어 취재 내내 깊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올해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운 ‘코리아-이스라엘 커넥션’은 일회성 친목 도모를 넘어, 이스라엘 내 한인 커뮤니티의 지형을 넓히고 양국을 잇는 가장 젊고 강력한 ‘민간 외교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공고히 증명해냈다. 참가자들과 주최 측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듯, 이 따뜻한 연대의 장이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