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M News] 2019/2/28 성지박물관, 바빌론 포로 생활 보여주는 유물들 전시해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간 남유다 백성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물 전시회가 예루살렘 성지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곳에 전시된 백여 개의 석판들이 발견되고 연구되기 전까지는, 바빌론 역대기 등 기존 유물들과 성경을 통해 일부 왕과 귀족들의 이야기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의 고대 바빌론 유적지에서 당시 문서로 사용된 이 석판들이 발견된 이후 일반 백성들의 삶에 대한 단서를 얻게 됐습니다.

[인터뷰] 예후다 카플란 / 예루살렘 성지박물관 큐레이터
“이 전시물들은 매일의 삶을 알 수 있는 문서들로 주로 세금과 같은 경제적이고 법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문서의 문장들에서 유대인들의 이름과 유대인 포로들이 살던 정착촌, 마을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대 설형문자인 아카드어로 쓰인 이 문서들은 바빌론 지역 중에서 ‘유다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알 예후두’라는 마을과 기타 여러 유대인 거주지에서 발행된 것입니다. 바빌론은 버려진 황폐한 땅에 유대인들을 정착시켜 경작하게 하고, 땅을 빌려준 대가로 세금을 받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리, 대추야자, 생선 등의 생산활동을 했다는 것과 동전이 발명되기 전이기에 은과 금속 조각으로 세금을 낸 점 등도 기록돼 있습니다. 노예를 소유했다는 기록과 집 계약서들도 포함돼 있는 것 등을 미루어 볼 때 유대인들은 바빌론에서 자유인으로써 자신의 소유를 가지고 독자적이고 번영된 삶을 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곳 바벨론에 정착해 부를 쌓은 유대인들 중 다수는 3차에 걸친 포로 귀환 때 이스라엘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남았고, 이곳은 바빌론 탈무드 등 주요 유대교 전통이 만들어지는 토대가 됐습니다.

[인터뷰] 예후다 카플란 / 예루살렘 성지박물관 큐레이터
그들이 남기로 결정한 이유는 디아스포라의 미래가 더 밝았기 때문입니다. 유다로 돌아가도 과거 자신 소유의 땅을 되찾지 못할 수도 있고, 직업도 구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국에서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이 전시회를 통해 현대 유대인들의 상황을 역사 속에서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타국에 정착해 일궈온 안정된 삶을 버리고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것은 2,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KRM News 박지형입니다.


기획 명형주 hjmyung@kingsroommedia.com
취재 박지형
촬영 서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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