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국제질서를 관장하던 국제연맹이 서서히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을 무렵, 국제 평화와 안보, 공조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1945년에 50개국이 모여 창단한 국제기구이다. 이후 세계 평화, 난민문제, 구호, 국제법 발안 등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은 5개의 기구에 의해 운영되는데, 회원국이 모두 모여 심의하는 ‘유엔 총회’, 국제 평화, 안전에 관해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일상 업무를 처리하는 ‘유엔 사무국’, 국제 경제 관련 활동을 조정하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와 국제 사회의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국제법원’이 있다. 현재는 정회원 193개국과 옵저버 2개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은 유엔 총회에 자주 올라오는 항목이다. 전 세계에서 많은 분쟁과 시위, 학살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이스라엘에 대해서 편파적인 안건들을 통과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전 세계의 많은 난민들 중에서 유일하게 ‘팔레스타인 난민’만을 위한 구호 기구를 따로 만들어 194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보통 난민이 발생하면 난민들은 이주한 나라에 정착해 살다가 자녀 세대들은 그 나라의 시민권을 받으며 사회에 합병되지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녀 세대들이 ‘난민 지위’를 유지하면서 해가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바로 팔레스타인 난민이다.
유엔 산하기관인 유네스코에서도 헤브론을 팔레스타인 유산으로 지정하고, 예루살렘 성전산을 하람 알 샤리프라는 아랍어로 명명하는 등 이스라엘 땅에서의 유대인 역사를 부정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투표할 때 유럽연합이나 이슬람 아랍 연합, 아프리카에 속한 국가들이 전체 표에서 상당수 비중을 차지하며, 종교, 오일 머니 등이 이들의 투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회원국 모든 나라의 표는 동등하기 때문에, 강대국인 미국의 한 표와 남태평양의 아주 작은 섬 나라인 나우루의 한 표가 동등하다. 어찌보면 민주주의의 약점이 유엔총회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12월 3일에 열린 유엔 총회에서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5가지 안건에 대해 표결이 붙여졌다. 홍콩 시위에 대한 과잉진압이나, 이란 정부의 잔인한 시위 진압이나, 레바논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력 시위와 시리아 난민에 관한 안건은 하나도 없었다. 이스라엘과 관련된 5가지 안건들은 ‘유엔 기구 내에 팔레스타인만을 위한 기구를 유지하는 것’과 ‘이스라엘이 67년 이후부터 ‘점유’하고 있는 지역에서 철수할 것’, 그리고 ‘골란고원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이 모든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으나, 한국은 기권 또는 찬성표를 던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자치권을 인정하고, 한 달 전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이 합법이라고 발표했으나, 유엔 총회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안건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국제 사회와 미디어에서 아무리 갑론을박 하더라도, 실제로 이스라엘에 와서 골란고원과 서안지구를 다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지역에 누가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곳에서 우리는 유대인들과 드루즈족, 아랍인들이 공존하며 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그곳의 마을들이 베들레헴, 라말라 같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마을들 보다 인프라와 편의시설이 확연히 뛰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유엔의 반이스라엘 성향은 이미 오래 되었지만, 갈수록 국제사회의 외교적 압력과 국제법의 압력으로 이스라엘을 궁지에 모는 추세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독자들이 국제기구나 주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분석적인 눈으로 뉴스와 리포트를 보는 것이 중요한 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