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 에어쇼에 수만명 북적…”일상 되찾았다” 환호[현장 르포]

지난 1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해변. 이스라엘 73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시민 수만 명이 거리와 해변으로 몰려나왔다. 18일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전부터 시민들은 이미 마스크를 벗은 채 야외 활동을 즐기고 있었다. 봉쇄로 인해 독립기념일 행사들이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스라엘 국민이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다.정부가 마련한 행사도 예정대로 펼쳐졌다. 이날 정오부터 텔아비브 해변을 따라 전투기들의 비행이 이어졌고, 시민들은 현장에서 사진을 찍으며 환호했다. 에어쇼가 끝난 후에도 많은 시민이 해변에 남아 선탠과 스포츠를 즐겼다. 공원은 바비큐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현장에서 만난 로니 파르도 씨(62)는 “독립기념일에 이렇게 나와 있게 돼 기쁘다”며 “작년 봉쇄 속에서 혼자 보냈던 독립기념일은 끔찍하고 외로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번이나 봉쇄와 해제가 반복되며 경제 활동이 완전히 멈췄었다. 중·고등학교 수업은 1년 가까이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같이 중단됐던 일상이 백신으로 인해 다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14일 방문한 예루살렘 벤예후다 거리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독립기념일 행사가 열린 예루살렘 시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수많은 젊은이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길로에서 왔다는 미하엘 레비 씨(16)는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는 완전히 끝났다”며 “드디어 자유를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5번이나 있었던 봉쇄로 인한 답답함과 일상생활 복귀에 대한 갈망은 이스라엘 국민의 적극적인 백신 접종으로 이어졌다. 백신 도입 초기에는 전 국민 접종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많은 이스라엘 국민은 일상으로 복귀하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 백신 접종이라고 판단했다. 이스라엘 정부도 공격적인 백신 접종 캠페인을 벌이며, 접종자만이 경제와 여가 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그린 패스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인구 전체의 54.4%(4월 17일 기준, 이스라엘 보건부 통계)가 백신을 접종했다.

율리 에델스테인 보건부 장관은 백신 접종 초기부터 “접종 증명서인 그린 패스 소지자에 한해 관광·문화·체육 관련 시설 이용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지난 2월 21일부터 시행됐다.

현재 그린 패스 소지자는 식당, 카페 등에서 실내 취식이 가능하지만, 그린 패스가 없는 사람들은 야외 테이블을 이용해야 한다. 호텔, 체육시설, 영화관, 공연장도 그린 패스가 있어야만 입장할 수 있다. 독립기념일 행사장에도 그린 패스 소지자만 입장할 수 있었다.

시청 앞 행사장 입장이 거부된 아비가일 샤알티 씨(16)는 “공연장에 백신을 맞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니, 그것 때문에 나도 백신을 맞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높은 백신 접종률을 달성한 이후 이스라엘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급감했다. 18일 현재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00명 이하까지 떨어졌다.

이에 정부는 18일부터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그동안 분반과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 초·중·고등학교 수업도 완전히 정상화시켰다. 5월 23일부터는 백신 접종을 한 외국인에 한해 관광 입국도 허용하기로 했다. 대신 입국 72시간 전 코로나19 음성 결과서를 제출해야 하고, 이스라엘에 도착한 뒤에도 코로나19 진단검사와 항체검사를 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작년 5월 섣불리 봉쇄를 해제해 방역에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 성공적인 백신 접종 이후에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단계적인 거리 두기 완화’를 추진 중이다. 5월부터 12~15세를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는 정부는 백신 3000만회분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예산을 국회에 요청했다.

 이스라엘 전체를 집단면역으로 이끌어 코로나19 이전 삶으로 복귀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스라엘의 코로나19 탈출 성공 여부는 변이 바이러스 통제에 달려 있다. 변이 바이러스를 막아줄 수 있는 부스터 샷을 성공적으로 재접종하느냐도 관건이다. 코로나19를 해결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거대한 시험장이 되기를 자처했다.

원문 기사 링크

http://vip.mk.co.kr/news/view/21/20/18769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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