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카메이니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미국 백악관) |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 타결에 앞서 동결 자산 360억 달러의 단계적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매체 제이피드(JFeed)가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예비 합의 서명 전에 120억 달러를 먼저 수령하고, 서명 후 60일간의 협상 기간에 추가로 240억 달러를 지급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중개 채널을 통해 워싱턴에 전달했다. 이 같은 요구가 현재 미·이란 협상의 핵심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자문역 모흐센 레자에이는 CNN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과 합의를 원한다면 이 정도는 큰 금액이 아니다”라며 “이것은 미국의 돈이 아니라 우리 돈”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산은 총 1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는 이란의 연간 석유 수출 수입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200억 달러 이상을, 이라크가 약 60억 달러, 인도가 약 70억 달러, 일본이 약 15억 달러를 보관하고 있다. 이밖에 바이든 행정부 시절 2023년 포로 교환 협정에 따라 카타르로 이전됐던 60억 달러는 하마스의 2023년 10월 7일 공격 이후 사실상 재동결된 상태이며, 오만에도 약 10억 달러가 예치돼 있다.
이란의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난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에 17억 달러를 현금으로 수송한 것을 “역대 최악의 협상”이라고 맹비난했고, 2023년 바이든 행정부의 60억 달러 카타르 이전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제 그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요구에 직면한 것이다.
전직 외교관들과 제재 전문가들은 행정부가 우회로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카타르·오만·이라크 계좌에 대한 제재를 인도적 지원 명목으로 조용히 해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에 제재 면제를 부여해 사실상 이란으로 자금이 흘러들어 가게 하는 방식도 검토될 수 있으나, 이는 공개적이고 중대한 양보로 비칠 수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해체하고 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넘기는 검증 가능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어떠한 제재 완화도 동결 자산 해제도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호르무즈해협 재개통만을 조건으로 제한적 경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루비오 장관은 잘라 말했다.
이스라엘 안보·정보 당국은 수백억 달러의 현금이 이란 정권에 아무 조건 없이 유입될 경우 이란이 방공망을 즉각 강화하고, 이미 약화됐지만 와해되지 않은 하마스·헤즈볼라 재무장 및 재건에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 경제가 전쟁 이전부터 사상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어 동결 자산 확보가 테헤란의 최우선 협상 목표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이란의 절박함이 역설적으로 워싱턴에 협상 레버리지를 부여하는 동시에, 합의 도출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딜레마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