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해제와 가자지구 전역의 비무장화를 이뤄지지 않는 한 어떤 철수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 외교 소식통이 30일 예루살렘포스트에 밝혔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논의 중인 15개항 문건은 이런 요구를 충분히 담지 못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중동특사를 맡고 있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에게 이 같은 우려를 이미 전달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휴전 이후 가자지구 남부에 그어진 경계선인 옐로라인에서 하마스가 무장해제되고 가자지구가 비무장화되기 전까지는 철수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 소식통은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에서는 가자지구 문제가 아예 거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이 조만간 하마스와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우리는 하마스를 더는 거부할 수 없는 상황까지 몰아넣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가자지구 재건을 총괄하는 국제기구인 평화위원회는 해외에 있는 하마스의 자금줄을 끊는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 중인 협상은 하마스와 중재국들이 가자지구의 향후 통치·안보 체계를 정하는 포괄적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별도의 외교 소식통이 예루살렘포스트에 밝혔다. 이 로드맵은 모든 무기의 완전한 폐기와 기술관료 정부로의 단계적 권한 이양을 핵심으로 설계됐다.
이 소식통은 “특정 무기나 특정 인물에 대한 예외는 없다. 하나의 권위, 하나의 법, 하나의 무기만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로드맵에는 가자지구 전역의 터널과 무기 저장고, 무기 생산시설을 모두 없애는 절차가 포함돼 있으며, 이는 제한적 안보 조치가 아니라 포괄적 작업으로 설계됐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휴전 직후 위치했던 옐로라인까지 철수하되, 이후 서쪽으로 더 진출한 병력은 물러난다. 추가 철수는 합의 이행 상황에 따라 결정되며 하마스가 무기를 넘긴 뒤에야 이뤄진다. 이스라엘군은 급박한 위협이 확인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자지구 내 하마스 조직원에 대한 암살 작전도 중단하기로 했다.
이행 절차가 끝나면 가자지구에는 어떤 테러 조직 기반시설도 남지 않으며, 하마스는 공개적으로든 배후에서든 통치·군사적 역할을 전혀 갖지 못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무력화한 방식과 유사한 모델로, 무장조직을 정치·군사 양쪽에서 배제하는 방식이다.
이 구상에 따르면 중화기와 경화기를 포함한 모든 무기는 가자지구관리국가위원회의 통제 아래 놓이며, 미군 2성 장군이 지휘하는 국제안정화군(ISF)이 이를 지원한다. 하마스는 신규 조직원 모집을 포함한 모든 군사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고, 그 대가로 이스라엘은 표적 사살 작전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새로운 위협이 발생하면 이스라엘은 군사행동에 나설 권리를 유지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하마스가 이 틀에 동의하면 앞으로 몇 주 안에 무기 보관·인계 절차가 시작되며, 무기는 국제안정화군으로 이전돼 영구히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카이로 회동 내용을 사전에 브리핑받았다고 한 당국자가 악시오스에 전했다. 이 당국자는 “모든 것이 완전히 조율돼 있고 이스라엘은 모든 세부사항을 알고 있다”며 “하마스가 속임수를 쓰면 모든 것이 중단되고 이스라엘은 아무것도 내주지 않은 셈이 된다”고 말했다.
카이로 협상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예루살렘포스트에 “현재 카이로에서 진행 중인 하마스와 중재국들의 협상은 또 한 번의 회담이 아니라 실제 타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합의가 이뤄질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중재국들과 평화위원회 입장에서 일부 터널만 해체되거나 일부 무기만 넘겨지는 시나리오는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전부 다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드맵을 설명한 외교 소식통은 이 절차가 상호 신뢰가 아닌 상호주의에 기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체 과정은 신뢰가 아니라 상호주의에 기반한다. 한쪽이 약속을 이행하면 그에 맞춰 상대의 다음 약속이 이어지며, 검증 체계가 이를 담보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가자지구의 새로운 시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포괄적 가자 평화계획’이 이번 로드맵 마련의 지침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란은 하마스에 합의를 서두르지 말고 시간을 끌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이는 하마스 대표단이 고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식 참석차 이란을 방문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