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산에 유대교 기도서 첫 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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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책을 가지고 성전산에서 기도하는 종교인들 (사진=X@arnonsegal1)

유대인 참배객들이 16일 예루살렘 성전산에 유대교 기도서를 들고 올라가 기도를 올렸다고 이스라엘 매체 하아레츠가 보도했다.

성전산에서 유대인이 기도서를 펴놓고 예배를 드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유대인의 기도를 금지해온 이른바 ‘현상유지’ 원칙이 또 한 번 흔들린 셈이다.

성전산 내 유대인의 종교 활동 확대를 요구해온 이스라엘 우파 언론인 아르논 시갈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남성들이 기도서를 읽으며 기도하는 사진을 올렸다. 이 기도서는 유대교 기도문을 모은 ‘시두르’다.

시갈은 “아직 전면적인 허가는 아니지만 중동이 이 문제로 이성을 잃지 않도록 하려는 첫 시도”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사진 속 남성들 앞에는 수건이 깔려 있었다. 바닥에 엎드려 절하는 부복 예배까지 함께 이뤄졌다는 의미다. 성전산은 고대 유대교 성전 두 곳이 차례로 서 있던 자리다.

하아레츠는 시갈과 이름을 밝히지 않은 활동가를 인용해 경찰이 기도서를 지닌 채 성전산에 오르는 것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정치 지도부의 지침과 현장의 통상적 관행, 작전상 판단에 따라 이 장소를 관리하고 있다”고 하아레츠에 밝혔다.

성전산은 유대교 최고 성지이자 무슬림들이 하람 알샤리프로 부르는 이슬람 성지다. 이슬람에서 세 번째로 신성한 곳으로 꼽히는 알아크사 모스크와 바위돔 사원이 이곳에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유혈 충돌이 반복돼온 화약고이기도 하다.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이 성지의 관리 방식에 합의했다. 성전산 위에서는 무슬림만 예배할 수 있고, 유대인은 성전산 서쪽 아래의 통곡의 벽에서 기도한다는 내용이다. 통곡의 벽은 유대교 제2성전의 남은 벽으로 여겨진다.

보안은 이스라엘이 관할하되 종교 활동 관리는 이슬람 재단인 와크프가 맡는다. 이 합의 체제를 현상유지 원칙이라고 부른다.

이 원칙은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재임 기간인 최근 3년 사이 사실상 사문화됐다. 과거에는 성전산에서 기도하다 적발된 유대인을 경찰이 내보내거나 연행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유대인의 기도를 허용하라고 경찰에 거듭 요구해왔다.

벤그비르 장관 본인이 성전산에서 공개적으로 기도를 주도한 적도 있다. 이스라엘 경찰은 올해 1월 인쇄된 기도문 반입을 처음 허용했다. 유대교와 기독교 신자들이 성전산에서 찬송하고 기도한 사례도 있었고, 일부는 바닥에 완전히 엎드려 절했지만 경찰은 제지하지 않았다.

이슬람권은 벤그비르 장관의 이런 행보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때마다 성전산의 현상유지 정책은 바뀌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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