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정부가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주기된 미군 공중급유기를 빼라고 요구하자 미국이 난색을 표했다.
갈등은 이번 주 초 불거졌다. 이스라엘 공항공사는 14일 미군 급유기가 공항 주기장을 계속 차지하면 여름 성수기 항공편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생겨 항공권 최대 5만 장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이에 미리 레게브 이스라엘 교통부 장관은 벤구리온 공항에 주기할 수 있는 미군 급유기를 20대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네게브 사막의 공군 기지로 옮기라고 요구했다. 레게브 장관은 “우리는 상업 비행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고, 미군 급유기 때문에 항공권을 단 한 장도 취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 항공기는 지난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앞두고 역내 군사력 증강의 일환으로 벤구리온 공항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한때 급유기와 수송기 약 75대가 공항에 주기했고, 종전 양해각서 체결 뒤 철수가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 이란과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미국이 철수를 중단해 현재 약 33대가 남아 있다.
미군은 이스라엘이 제시한 급유기 이전 방안을 거부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미군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 대표들이 이스라엘군 기획참모부에 대안 부지들이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후보지로 제시된 이스라엘 내 다른 부지들은 매우 혼잡해 미국 국방부의 안전·작전 기준에 미달하며, 유사시 즉각 완전 가동 태세로 전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군 대표들은 벤구리온 공항에 반드시 남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군이 공항 사용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역내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다. 페르시아만의 미군 기지가 공격받는 상황이 오면 이스라엘의 병참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군은 오히려 이란 관련 비상 시나리오에 대비해 주둔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스라엘군도 항공기를 네게브 사막의 공군 기지로 옮기는 방안에 반대했다.
이란발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벤구리온 공항에 주기된 미군 급유기 문제는 총리 차원의 개입이 필요한 외교 과제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