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정부가 4월 23일(현지시간) 무슬림형제단(Muslim Brotherhood)을 전면 금지하고, 조직의 모든 자산을 몰수하는 강경 조치를 발표했다. 무슬림형제단은 하마스의 우방이자 요르단 최대 야당으로, 당국은 일부 조직원이 수년간 왕국 전복을 모의한 사보타주(파괴공작) 음모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전면 금지 및 자산 몰수…본부 급습
마젠 알프라야 내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모든 활동을 금지하며, 조직 이념을 선전하는 행위도 법적 처벌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조직 관련 모든 출판물, 사무실, 자산이 즉각 폐쇄·몰수된다. 경찰은 발표 직후 암만에 위치한 무슬림형제단 정치조직 ‘이슬람행동전선(IAF)’ 본부를 포위·수색했다.
요르단 암만에 위치한 무슬림형제단과 연계된 이슬람행동전선(IAF) 본부 앞에 배치된 요르단 경찰.
요르단 보안당국은 정부의 무슬림형제단 모든 활동 금지 결정에 따라, 해당 단체의 모든 활동을 중단시키는 조치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시작했다. https://t.co/sC6AIaTmx3
— KRM NEWS (@KRMediaLtd) April 23, 2025
하마스 조직원 3명 체포…요르단 당국, 추가 강경 조치
요르단 정부의 무슬림형제단 전면 금지 조치가 발표된 직후, 요르단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은 하마스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이들 중에는 요르단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하마스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와엘 바니 알딜이 포함되어 있다. 체포는 이들의 주거지에 대한 급습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들은 암만에 위치한 알잔두일 교도소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는 무슬림형제단의 팔레스타인(가자) 지부에서 유래한 조직이었고, 현재는 이념적 뿌리를 공유하지만 조직적으로는 별개의 실체로 활동하고 있다.
“무기·폭발물 은닉, 미사일 제조까지”…구체적 혐의 공개
알프라야 장관은 “조직원들이 요르단 내 보안 목표물과 주요 시설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며, “도시 간 무기·폭발물 운반, 주거지 내 은닉, 미사일 제조 및 훈련·모집 활동까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최근 16명의 조직원을 체포했으며, 이들은 레바논에서 자금과 훈련을 받은 뒤 로켓·드론 공격을 준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조직원은 폭발물 제조 및 실험에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 ▲ 요르단 당국이 무슬림형제단과 연계된 테러 음모와 관련해 압수한 무기들. 16명의 조직원들은 2025년 4월 15일 로켓 및 드론을 이용해 왕국 내 표적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운 혐의를 받고 있다. © 요르단 정보총국, X (전 트위터) 공개 자료. 저작권법 제27조a에 따라 사용됨 |
정치적 파장…최대 야당 IAF 운명은 불투명
무슬림형제단의 정치 조직인 이슬람행동전선(IAF)은 지난해 총선에서 전체 138석 중 31석을 차지하며 최대 야당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IAF의 존속 여부와 야권 지형 변화가 주목된다. 요르단은 이미 10년 전 무슬림형제단을 한 차례 금지했으나, 분파 조직에 한해 공식 인가를 내주고 IAF 활동도 일부 허용해왔다. 이번 전면 금지 조치가 실제로 어느 범위까지 적용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무슬림형제단의 반응
무슬림형제단 측은 “요르단 안보에 위해를 가한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요르단 당국은 “조직이 암암리에 국가 안정을 해치는 활동을 지속해왔다”고 강조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확산된 이슬람주의 운동으로, 중동 각국 권위주의 정부로부터 위협 세력으로 간주돼 왔다.
아랍권 내 무슬림형제단 금지 확산
요르단은 인구의 상당수가 팔레스타인계이며, 최근 가자지구 전쟁과 이란-이스라엘 갈등 등으로 국내외 안보 불안이 고조된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가 안보와 공공질서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임을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요르단은 무슬림형제단을 전면 금지한 아랍권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무슬림형제단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아랍권 국가는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레바논 등 소수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