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법원, 하레디 병역기피자 체포 금지법 즉각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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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대법원 건물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스라엘 대법원이 15일 크네세트(의회)가 전날 통과시킨 초정통파(하레디) 징집 기피자 체포 금지법의 시행을 전격 동결했다. 법 통과 하루 만에 나온 이례적 조치로, 연립정부와 사법부 간 긴장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법에 맞선 청원들에 대응해 최대한 신속한 시일 내에 심리를 열기로 하고, 추가 결정이 있을 때까지 법 시행을 막는 임시 명령을 발령했다. 대법원은 또 법원이 법률을 무효화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정부가 설명하라는 조건부 명령도 함께 내렸다.

결정을 내린 오페르 그로스코프 대법관은 “예시바(유대 율법 학교) 재학생 징집 문제에 대한 법원의 오랜 판례, 인구 중 특정 집단에만 체포·수사·집행 절차를 동결하는 조치가 갖는 함의, 청원자들이 제기한 법의 유효성에 관한 중요한 논거”를 이유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번 결정에 따라 확대 재판부를 구성해 심리를 진행한 뒤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법 시행을 동결하는 임시 명령을 발령할 수 있다. 이 법은 예시바에 등록된 징집 기피자에 대한 체포·수사·집행 조치를 11월 30일까지 금지하지만, 총선과 관련된 법적 이유로 실질 효력은 2027년 2월까지 연장되는 구조였다.

법에 맞선 청원들은 이 법이 징집 명령을 어긴 하레디 예시바 재학생의 체포는 금지하면서 비하레디 징집 기피자에 대한 체포는 계속 허용한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라고 주장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IDF) 참모총장은 앞서 이 법을 “상상할 수 없는 것”이라 규정하며 “이스라엘군의 필요와 양립할 수 없으며 대규모 기소 면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18~24세 하레디 남성 7만2000명이 복무 대상이지만 징집 명령을 무시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수개월간 다중 전선에서 이어지는 분쟁 속에 신규 병력 1만2000명이 시급하다고 밝혀왔다.

대법원 결정 직후 슐로모 카르히 통신부 장관은 정부와 경찰에 법원 명령을 무시하라고 촉구했다. 카르히 장관은 “법을 ‘취소’하거나 ‘중단’하는 명령은 법적 효력이 없다. 그런 행동에 법적 권한의 원천이 없다. 법을 어기는 자들에게 복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스라엘 법 집행 당국은 법에 복종해야 한다”고 덧붙였는데, 이는 경찰이 하레디 징집 기피자를 체포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리쿠드 소속 강경 우파인 카르히 장관은 이전에도 법원에 불복할 것을 촉구한 적이 있으며, 한 차례는 법원 명령에 직접 위배되는 지시를 자신의 부처에 내린 바 있다.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토라유대주의연합(UTJ) 소속 메이르 포루시 의원도 유사한 발언을 하며 법원 결정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시바 학생을 체포하거나 체포에 협력하는 경찰관이나 군인은 누구든 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샤스 대표 아리에 데리 의원은 법원이 “사법적 행동주의의 권력에 취했다”며 법원을 비난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사법부와 연립의 갈등이 헌법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다시 부각시켰다. 정부는 최근 들어 법원 명령 불복 발언을 반복하며 위기에 가까워지고 있다. 2주 전 내각은 이스라엘 방송 미디어 규제 기관에 관한 대법원 판결을 유효하지 않다고 선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해당 판결에 따른 규제 기관의 결정을 구속력 있는 것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내각 총무는 이후 이 선언이 법원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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