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화요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한다고 총리실이 24일 밝혔다. 지난 2월 28일 이란전쟁 발발 이후 두 정상의 첫 대면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월요일 워싱턴으로 출국해 수요일 귀국할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화요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 더해, 친이스라엘 성향의 공화당 소속 고(故)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추모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 구상은 지난 7월 3일 두 정상 간 통화에서 처음 논의됐다. 그레이엄 의원이 7월 11일 갑작스레 별세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장례식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워싱턴 방문 중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도 원했으나, 미국 내 양당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백악관이 회동 일정 확정을 미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 사이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동 이후 미국이 대규모 공습을 단행할 경우, 워싱턴이 또다시 이스라엘에 의해 분쟁에 끌려들어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지난 2월 11일 백악관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상황실에서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대이란 전쟁에 다시 참여해야 한다고 강력히 설득했으며, 이 과정에서 내놓은 여러 예측은 이후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수주 안에 파괴할 수 있으며,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이 크게 약화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불가능해질 것이고, 인접국 내 미군 자산에 대한 이란의 공격 가능성도 낮으며, 이라크 쪽에서 진입할 수 있는 쿠르드계 무장세력의 도움을 받아 이란 정권이 붕괴 직전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부터 3주도 채 지나지 않아 미국과 이스라엘은 대이란 공동 작전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지난달 서명한 종전 양해각서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이견으로 무산되면서, 또다시 대규모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에너지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거듭 위협해왔으나, 계속된 공습이 이전 공격들과 마찬가지로 이란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지금까지는 실행을 미뤄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주 초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을 추진했으나, 그레이엄 의원 장례식이 다음 주로 연기됐다는 이유로 방문이 보류됐다고 총리실은 밝힌 바 있다.
만약 네타냐후 총리가 실제로 다음 주 워싱턴을 방문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대이란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확전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앞서, 핵시설 공격이 임박하지 않았다고 테헤란을 믿게 하기 위한 다각적 허위정보 작전을 벌인 전례가 있다. 당시 술책의 일환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와의 인질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발표하는 영상 성명을 내놓았으나, 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말한 진전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당시 테헤란이 이스라엘과 백악관 사이에 공격 여부를 두고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믿게 하려 했다. 이에 따라 당시 론 더머 전략담당장관과 다비드 바르네아 모사드 국장이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의 회담을 위해 출국한다고 발표하며, 이 방문이 “이스라엘의 입장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네타냐후 총리실은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된 보도와 달리 총리가 북부 지역에서의 주말 휴가를 취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후 취소되긴 했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아들 아브네르의 결혼식 준비도 예정대로 진행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취임한 이후 이미 여섯 차례 그와 회동했다. 이는 다른 어떤 세계 정상보다 많은 횟수다.
총리실은 이번 일곱 번째 회동을 발표하면서, 이스라엘 취재진이 국고로 운영되는 전용기 ‘윙 오브 시온’에 동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는 설명되지 않았으며, 총리실이 취재진에게 자체적으로 미국행 방법을 찾도록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네타냐후 총리와 언론의 관계는 오랫동안 냉랭했다.
최근 몇 주간 미국 매체들은 지난 6월 중순 서명된 양해각서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대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해왔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이런 보도가 과장됐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반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상대로 무차별적 공격을 벌이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당시 레바논 내 분쟁 확산이 미국·이란 간 양해각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보다 더 날 선 비판을 내놓았다. 그는 자신이 협상을 도운 양해각서를 비판한 이스라엘 극우 성향 각료들을 향해 강하게 반발했으며, 이스라엘 정부가 이 양해각서에 반대하는 온라인 허위정보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다만 이스라엘에 대한 이런 비판 수위는 최근 며칠 새 다소 누그러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관계가 여전히 굳건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