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방위협정發 파장… 인도·이스라엘 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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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 인도 총리(오른쪽)가 이스라엘 방문한 2026년 2월 25일 장면 (사진=기자청)

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이 지난 7일 튀르키예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파키스탄 총리 셰바즈 샤리프가 모인 가운데 메카에서 상호방위조약(이른바 ‘메카협정’)을 체결하면서, 이스라엘과 인도가 밀착하는 새로운 외교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9일 분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협정 체결 전날인 지난 7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서아시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모디 총리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영어와 히브리어로 함께 밝혔다. 모디 총리는 이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인도·이스라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여러 측면에서 진전 상황을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이번 협정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제5조 조항, 즉 회원국 중 한 곳이 공격받으면 이를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공동 대응하는 조항이 포함됐다고 확인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두고 “초강대국이 흔들리면 지역 강국들이 스스로 대비책을 마련하기 시작한다”고 평했다. 여기서 초강대국은 미국을 가리키며, 흔들림은 이란과의 전쟁 수행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의 오락가락한 태도를 뜻한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 그 대리세력의 공격에 시달리면서도 미국의 안보 우산만으로는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판단해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파키스탄과는 이미 수십 년간 방위 협력을 이어왔고 지난해에도 별도의 안보 협정을 맺었지만, 그런데도 이란·후티 반군의 공격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뼈아픈 대목은 사우디가 새로운 안보 체제의 파트너로 이스라엘이 아닌 튀르키예·파키스탄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약화로 이스라엘과 온건 아랍국 간 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이란의 약화와 이스라엘의 군사력 과시가 일부 아랍국에 이스라엘의 지역 패권에 대한 우려를 키워 이번 협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7일 튀르키예·파키스탄 언론은 인도가 이번 사우디·파키스탄·튀르키예 동맹에 대응해 이스라엘과 양자 방위조약 체결을 서둘러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인도 외교부 팩트체크 부서는 새로운 공식 협정 체결설을 ‘가짜뉴스’라고 즉각 부인했다. 다만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튀르키예·파키스탄·사우디 간 협정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인도는 숙적 파키스탄의 군사적 입지가 강화되는 데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튀르키예가 그동안 파키스탄에 첨단 드론 등 군사 장비를 공급해온 전력이 있어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군사적 측면 외에 경제적 파급도 거론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인도·중동·유럽을 잇는 대규모 물류망인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노선의 지리적 중심에 있다. 이 노선에는 인도, 걸프 지역, 이스라엘 하이파항이 유럽으로 연결되는 구간이 포함되는데, 애초 계획 단계에서 튀르키예는 이 노선에서 배제됐고 이후 경쟁 물류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사우디가 튀르키예와 더 밀착할 경우, 인도·이스라엘이 오랫동안 추진해온 이 경제회랑에 튀르키예의 영향력이 새롭게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협정은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논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튀르키예·파키스탄과 동맹 관계를 강화한 만큼, 사우디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설 경우 치러야 할 정치적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문제에 대한 진전을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온 사우디의 입장도 더 완고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003년 에르도안 대통령 집권 이후 튀르키예와의 전략적 관계가 무너지자 이스라엘이 그리스·키프로스·불가리아·루마니아 등과 안보·에너지 협력을 강화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대응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리스·키프로스 역시 동지중해에서 튀르키예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만큼, 이번 협정을 계기로 이스라엘과의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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