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공항공사(IAA)가 지난 20일 벤구리온공항을 마비시킨 태업 사태와 관련해 핀하스 이단 노조위원장 해고를 추진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채널12가 22일 밤 보도했다. 이프타흐 론탈 IAA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를 소집해 이단 위원장을 축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관련 법률 자문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태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승객이 몰린 날 발생했다. 이날 벤구리온공항에는 항공편 600편 이상, 승객 약 10만7000명이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짐을 옮기는 수하물 처리 인력 12~20명이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면서 수하물 처리가 막혔고, 이는 공항 전체 업무 마비로 이어졌다. 이 여파로 대규모 결항과 지연이 벌어졌고, 혼란은 다음 날인 21일까지 이어졌다. 안식일인 22일에는 원래도 항공 운항이 적은 날이라 공항이 비교적 정상적으로 운영됐지만, 여전히 항공편과 수하물 반환 지연이 남아 있는 상태다.
이단 위원장은 이날 수하물 처리 인력들이 이미 9시간 근무를 마쳐 지쳐 있었다며, 초과근무 대신 정규 근무만 마치고 퇴근할 수 있도록 자신이 허가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태업을 직접 지시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채널12는 이 같은 이단 위원장의 설명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실제 근무 중단을 지시한 쪽은 체크인 업무를 포함한 전체 공항 업무를 중단시킨 론탈 의장과 샤론 케드미 벤구리온공항 최고경영자(CEO)였다는 것이다. 수하물 처리 인력 부족으로 항공기에서 내리는 짐과 실어야 할 짐이 계속 쌓이면서 더는 정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채널12는 설명했다.
그럼에도 IAA 측은 이단 위원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매년 여름 성수기에 업무량이 급증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고, 근무 시간 연장과 초과근무 수당 지급도 통상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이유에서다. 케드미 CEO와 이단 위원장은 승객이 몰리는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오전 회의를 잡았지만, 이단 위원장은 회의에 나타나지 않았고 수하물 처리 인력들의 조기 퇴근을 허용하겠다는 사전 통보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항 마비로 인한 손실 규모는 2500만~3000만 셰켈(약 830만~1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IAA는 이단 위원장의 측근 보좌관도 해고할 방침이다. 이 보좌관은 10년 넘게 공항에 출근 기록만 남기고 실제로는 근무하지 않았다는 의혹으로 국가공무원위원회 조사를 받아온 인물이다. 앞서 올해 초 채널12 보도에서는 이단 위원장의 친인척 다수가 실제 근무 없이 공항에 고용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단 위원장은 리쿠드당 중앙위원으로, 그동안 수천 명을 리쿠드당원으로 가입시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2019년 리쿠드 소속으로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총선 출마를 시도했으나, 공사 재직 중에는 출마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뜻을 접었다. 그의 노조위원장 임기는 지난 5월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리쿠드당 고위 인사들의 압력으로 연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이단 위원장의 리쿠드당 제명을 추진하고 있다.
이단 위원장은 이날 밤 노동법원에 IAA를 제소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IAA가 수하물 처리 인력들에게 주 6일, 하루 12시간 근무를 상시적으로 강요하는 등 직원 권리를 침해해왔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같은 장시간 근무 관행이 이번 태업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IAA와 이단 위원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