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구리온 독립일기 “기쁨 속의 슬픔”… 건국의 날 드러난 지도자의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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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5월 14일자 다비드 벤구리온의 일기 사본  © 벤구리온 아카이브

이스라엘 건국 선언일인 1948년 5월 14일 저녁, 초대 총리 다비드 벤구리온이 직접 남긴 육필 일기 일부가 이스라엘 독립 77주년을 앞두고 공개됐다. 27일에 공개된 일기는 새로 태어난 국가가 아랍 국가들의 침공 속에 전쟁으로 내몰리는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로서 느낀 깊은 불안과 무거운 책임감을 진솔하게 드러내고 있다.

 

“국가의 운명은 안보군의 손에 달렸다”

벤구리온 유산연구소와 벤구리온 아카이브는 원본 일기장은 여전히 미발견 상태지만, 두 기관이 공동으로 진행한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통해 최초의 육필 사본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벤구리온은 일기에서 “오후 4시에 유대인의 독립이 선언되고 국가가 세워졌다. 그 운명은 안보군의 손에 달렸다”고 기록했다. 그는 아랍 연맹군의 침공 소식을 전하며 “군단의 장갑차 부대 소식이 심각하다… 어젯밤 텔아비브가 폭격당했다”고 적었다. 당시 군 수뇌부 대부분이 텔아비브-예루살렘 고속도로 주변 지역을 더욱 강력하게 공격하자는 자신의 의견에 반대했다는 점도 언급하며, “이 지역을 장악하는 것이 예루살렘, 어쩌면 전쟁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1948년 5월 14일, 텔아비브 박물관 홀에서 임시정부 각료들에게 둘러싸인 다비드 벤구리온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있다.  © 이스라엘 기자청 (GPO)

“기쁨 속의 슬픔, 또다시 나는 애도한다”

벤구리온은 독립 선언문을 승인한 직후의 심경도 솔직하게 남겼다. “온 땅이 기쁨과 깊은 행복에 젖어 있지만, 나는 또다시 기쁨 속에서 애도한다. 11월 29일(UN 분할안 통과일) 때처럼”이라고 썼다. 이는 전쟁이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역사의 한복판에서 지도자의 고뇌

벤구리온 유산연구소의 에이탄 도니츠 소장은 “국가가 축하하는 순간에도 벤구리온은 젊은 국가의 존립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며, “기념비적인 순간에 승리의 환호가 아닌, 생존을 위한 투쟁의 결의를 보여준 지도자의 진면목”이라고 밝혔다. “이 일기는 단순한 역사적 문서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인간적 경험”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는 내년 독립기념일까지 일기 원본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1948년 5월 14일자 다비드 벤구리온의 일기 사본     ©벤구리온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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