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 해군 트리폴리함(LHA 7) 승조 수병 및 해병대원들이 아라비아해 항해 중 MH-60S 시호크 헬기에서 레펠로 하강하고 있다. (사진=CENTCOM) |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55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하루 약 5억 달러로 추산되는 수입 손실을 감내하면서 경제적 압박이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NN에 따르면 이란 고위 관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와의 평화 협정 타결이 사실상 동결 자산 240억 달러 해제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의미로 보기는 어렵지만, 이란의 협상 우선순위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 개시 당시 미국이 내건 4대 목표는 △이란 핵 프로그램 해체 △탄도미사일 능력 파괴 △이란의 역내 대리세력 지원 차단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 탄압 중단이었다. 그러나 협상이 진행되면서 시위대 보호 조항이 가장 먼저 협상 테이블에서 사라졌고, 이어 대리세력과 미사일 문제도 뒤를 따랐다. 이제 협상 의제로 남은 것은 핵 프로그램 해체 하나뿐이다.
외교가 양보한 영역을 군사력이 상당 부분 메웠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번 폭격 작전으로 이란의 탄도미사일 인프라와 이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이 초토화됐으며, 국가 억압 기구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강력한 제재와 해상 봉쇄는 이란이 대리세력 네트워크에 자금을 공급하는 능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피해 복구 비용은 최소 1440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란 정부 당국자들은 직·간접 피해 총액이 27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권이 버티려면 유동성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처지다. 2주 전 카타르가 60억 달러 규모의 ‘인도적’ 차관을 제안하고, 지금 ‘평화’의 가격표에 240억 달러가 붙은 것도 이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란 정권이 내세우는 승리 서사는 흡사 유대인 명절 농담의 공식을 닮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들이 우리를 죽이려 했고, 실패했으니 먹자”는 구조이지만, 정작 축제 만찬은 없는 셈이라는 것이다. 그 이야기가 성립하려면 정권이 전쟁후를 살아남아야 한다. 이란 경제는 표류 중이고, 연기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 핵에 대한 고집과 경제적 질식 사이에서 정권은 양보하거나 숨이 막히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경험상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핵 물질보다 산소를 포기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굴복하지 않는 한 정권의 명줄도 그리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 불안도 수면 아래서 끓고 있다. 이란 국제방송(Iran International)의 7일 보도에 따르면 고등학생들이 이란 전역 약 20개 주에서 대규모 시위를 조직하고 있으며, 당국은 다수의 시위 현장에서 즉각적인 폭력과 체포로 대응했다. 학생들의 요구는 현재 교육 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반정부 색채가 명시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국지적 부패에 항의하던 튀니지의 한 노점상이 아랍의 봄을 불러일으키고 4개 정권을 무너뜨린 전례를 상기한다면, 아직 이름 모를 어느 학생의 처우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격변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의 글은 “아미트 씨갈”의 글에서 일부 발췌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