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 해병대 제31해병원정대 대원들이 미 해군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LHA 7) 함상에서 UH-1Y 베놈 헬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CENTCOM) |
미국 군대가 11일 이란에 대해 이틀 연속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합의 타결을 강제하기 위한 군사적 압박의 일환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번 공습이 자정 직후 시작된 지 약 4시간 만에 완료됐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게시한 성명에서 공습 표적에 “이란 전역의 군사 감시 능력·통신 시스템·방공망이 포함됐다”고 밝히면서 “이번 공습은 이란의 부당하고 지속적인 도발에 대한 대응”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매체들은 전날 미군이 방공망·레이더·기타 시설을 공습했던 호르무즈해협 인근 남부 지역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소식통들은 케슘·카르간·시리크에서 “적의 발사체”에 의한 새로운 피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부터 이란과 벌여온 전쟁을 중단하기 위해 4월 초 타결된 휴전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폭스뉴스 기자에게 이란 관리들이 직접 자신에게 연락해 공습 중단을 요청했으며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란이 미국 협상단이 제시한 호르무즈해협 개방 및 핵 포기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그들을 맹폭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에 이스라엘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이후 이란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한 사실을 부인하며,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가 이란과의 전쟁을 회피하기 위한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1일 미국의 공습에 대응해 요르단·쿠웨이트·바레인의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요르단 미군 지휘 센터에 미사일 1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는 이란의 공격을 요격한 후 자국 영공을 폐쇄했다. 이란 최고합동군사사령부는 수개월째 사실상 봉쇄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에 대해 발포하겠다고 경고했으며, 이란 매체들은 선박 2척이 피격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상업 선박들이 이란의 위협에도 해협을 계속 통과하고 있다며 해협이 봉쇄됐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1억 배럴의 원유를 실은 선박들이 이란 허가 없이 비밀 군사 작전의 일환으로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선박들이 “이란이 막거나 탐지할 수 없는 방식으로 미국의 보호 아래 심야에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군대는 화요일에도 이틀 연속으로 걸프만 오만 해역에서 이란산 원유를 운반하는 유조선을 나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플로리다주 중부사령부를 방문해 기자들에게 이번 공습이 이란과의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군사적 이익을 증진하고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란은 좋은 합의를 맺을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화요일 호르무즈해협 상공에서 격추된 아파치 헬기 조종사들이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헬기 격추가 1차 공습의 직접적 계기가 됐으며, 이란은 이에 맞서 바레인·쿠웨이트·요르단을 공격했다.
이번 미·이란 교전과 함께 이스라엘은 이번 주 레바논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거점을 공습한 뒤 이란과 상호 공격을 주고받았다. 이스라엘 외교 당국자는 11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미국이 헬기 격추에 대응해야 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격에 이스라엘이 동일한 대응을 원했을 때 미 행정부로부터 “자제를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익명을 요구하며 이를 공개적으로 밝혔는데, 이는 예루살렘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국 편에 두려 노력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측으로부터는 거의 전례 없는 불만 표출이었다.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은 11일 방영된 미국 방송사 CBS 뉴스 인터뷰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워싱턴과의 관계에서 “분명히 일부 잘못을 저질렀다”고 말하면서도 “좋은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밴스 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경우 “이스라엘에게는 안타깝지만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의 사무실 측은 이러한 발언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완전히 공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전쟁으로 세계 원유·가스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행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도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고(高) 유가에 분노한 유권자들로 인해 하락하고 있으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전쟁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 장악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전 경고 이후 국제 유가는 배럴당 3달러 가까이 상승했으며 아시아 초반 시장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