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군 고위 지휘관이 3일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어떠한 공격도 감행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란 하타말안비야 중앙사령부 사령관 알리 압돌라히는 이날 이란 국영 매체에 배포한 성명에서 “이란의 적들, 특히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에 경고한다. 어떠한 오판도 삼가고, 우리 국가에 대한 위협과 침략에 우리 군이 가할 혹독한 보복을 생각하라”고 밝혔다.
이 경고는 이란이 2월 28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국장을 준비하는 가운데 나왔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전쟁 첫날 이란 수도 테헤란 중심부 관저에서 86세로 숨졌다.
장례 일정에 따르면 영결식은 5일 테헤란에서 시작되며, 9일 고향인 마샤드에서 안장식으로 마무리된다. 중간에는 이란의 성도 쿰과 이라크에서도 추도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란 당국은 장례에 1500만~2000만 명의 조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이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최고지도자 장례를 치른 것은 1989년 루홀라 호메이니 전 최고지도자 때가 유일했다. 당시에도 수백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국장이 거행됐다. 공식 영결식은 테헤란 중심부 대형 이슬람 집회 시설인 그랜드 모살라 광장에서 시작되며,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유해와 함께 공습으로 사망한 친인척 시신도 함께 안치될 예정이다.
이란 수석협상대표 모하마드 바케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테헤란 시민들에게 거리로 나와 고인을 추모할 것을 촉구하며 “이란 이슬람 역사에 빛나는 한 페이지를 여러분의 참석으로 써 내려가 달라”고 말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민족의 복수 열망이 전 세계의 귀에 울려 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란은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부친 사망 당시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며, 취임 이후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가 이번 대규모 장례식에 참석할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한편 이란 민간항공기구 수장은 3일 테헤란과 마샤드를 포함한 여러 도시 상공에 장례 기간 동안 일시적인 비행 제한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테헤란과 쿰, 마샤드는 행사 기간 공휴일로 지정되며, 테헤란 당국은 5일부터 7일까지 관공서와 민간 사무실에 임시 폐쇄를 지시하고 도심 대부분의 구간에 차량 통행을 제한한다.
이보다 앞서 이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2일 이스라엘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이 이란의 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표적”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자국민과 지도부에 대한 어떠한 위협에도 즉각적이고 강력한 반응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에서도 강경한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란군 합동사령부는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은 이란이 승인한 항로만을 이용해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즉각적이고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 텔레비전이 전한 하타말안비야 명의의 성명은 “지정 항로를 이탈하거나 이란이 정한 해협 항행 규정을 무시하는 행위는 즉각 군사 대응을 부르며 해당 선박의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 전투기가 해협 상공에서 계속 비행하는 것도 문제 삼았다. 성명은 미국 전투기의 해협 상공 비행이 “이 수로에 불안을 조성하고 역내 안보를 위협한다”며 “미국이 안보 문제에 개입하거나 호르무즈해협에서 파괴적 행동을 시도하는 것은 이란의 국가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이란의 강경 발언은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바레인에서 중동 각국 관리들과 회의를 열어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자유로운 상업 운항에 대한 공동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발로 촉발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은 잠정 합의에 따라 60일간 통행료 없이 선박 통항을 허용하기로 했으나, 이란은 통항 항로 결정권을 자국이 가져야 하며 합의 기간 이후에는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과 다수의 걸프 아랍 국가들은 통행료 부과에 반대하고 있다. 오만과 유엔 산하 기구가 추진한 오만 해안 인근 대체 항로 개설 시도는 지난 주말 중동 전역에서 공격 사태를 불러일으키며 긴장을 고조시킨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