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국제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분석한 위성 사진에서 이란의 주요 핵시설 인근 지하 터널 입구가 봉쇄되고 방어 구조물이 추가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이스라엘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이 보도했다.
ISIS 분석에 따르면 나탄즈 핵시설 인근 피켁스산(콜랑가즐라산) 지하 단지에서 4월 말 기준 동쪽 터널 입구 2곳이 회색 흙더미로 부분 봉쇄된 것으로 나타났다. ISIS는 해당 터널 입구가 그달 초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는 완전히 개방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봉쇄에 사용된 흙더미가 터널 입구 전체를 완전히 덮지는 않았으나, 차량의 신속한 접근을 크게 방해하고 제거를 위해 중장비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나탄즈 핵시설 남쪽 약 2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한 피켁스산 지하 단지는 미국·이스라엘이 2025년 단행한 ‘자정의 망치 작전'(Operation Midnight Hammer)의 타격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ISIS는 중장비와 자재가 지속적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봐 아직 완전히 가동 가능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평가했다.
이스파한 핵시설에서는 2026년 1월 ISIS가 분석한 위성 이미지에서 중간·남쪽 터널 입구가 흙으로 완전히 매몰된 것이 확인됐다. ISIS는 2025년 6월 이스라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지상 건물 한 곳에 흰색 패널 지붕이 설치된 사실도 포착했다. 연구소는 이란이 민감한 핵 관련 자산이나 물질을 회수하거나 은폐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포르도 핵시설에서도 저지대 동쪽 도로 공사가 새로 진행되는 모습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으나, ISIS는 주 터널 입구로 이어지는 도로에서는 뚜렷한 활동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별도 분석 보고서에서 ‘자정의 망치 작전’ 이후 나탄즈·이스파한·포르도 3개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및 가공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CSIS는 나탄즈의 변압기와 발전기가 파괴됐고, 이스파한에는 여전히 잔해가 도로를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CSIS는 이란이 60% 농도로 농축한 고농축우라늄 400킬로그램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하며, 이란이 3차 농축시설을 이스파한 인근에 건설 중이라는 이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의 진술도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의 경고성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은 전몰 장병 추모식 연설에서 “우리는 이란에 선제타격을 두 차례 가했으며, 필요하다면 세 번째 타격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츠 장관은 “10월 7일의 사건은 위협이 우리 집 문 앞까지 오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진실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위협에 즉각 반발하며, 미국 행정부에 “텔아비브의 애완동물들”을 통제하라고 촉구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을 통제하겠다고 약속했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가 직접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이란 비핵화 문제에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해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좋은 회담이 몇 차례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핵시설 방어 강화 움직임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동시에 전개되는 가운데, 미·이란 간 후속 협상은 카타르 도하에서 간접 방식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