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르무즈 해협 위성 사진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가까운 타스님통신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해저 통신 케이블의 취약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23일 이를 두고 중동 긴장이 원유 수송로를 넘어 디지털 인프라로까지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타스님통신은 호르무즈 해협의 좁은 구간에 여러 해저 광섬유 케이블이 집중돼 있어 지역 디지털 경제의 취약 지점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여러 주요 케이블이 동시에 손상될 경우 페르시아만 전역에 심각한 통신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타스님은 해협을 지나는 해저 케이블 지도를 함께 제시했다. 또 최소 7개의 주요 통신 케이블이 걸프 국가들을 연결하고 있으며,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97% 이상이 해저 광섬유망을 통해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기사에는 팔콘, AAE-1, TGN-걸프, SEA-ME-WE 등 주요 노선이 중동과 유럽, 아시아를 잇는 핵심 통신망으로 언급됐다.
예루살렘포스트는 걸프 국가들이 이 케이블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등은 금융 시스템과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인프라 운영에 해저 케이블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통신망이 손상되면 중동은 물론 남아시아와 일부 유럽 지역의 인터넷 연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 위험을 키우는 정황도 소개됐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전쟁 기간 이란 드론이 바레인과 UAE의 데이터센터를 타격했고, 이란 측이 역내 미국 기술기업 인프라를 “적의 기술 인프라”라고 경고한 바 있다고 전했다. 또 이란인터내셔널은 타스님의 보도가 해저 케이블과 데이터 허브가 항만, 해상 항로, 에너지 시설과 함께 새로운 압박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홍해에서 이미 비슷한 사례도 있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지난해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선박의 닻이 해저를 끌며 케이블을 손상시켜 대규모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를 인용해서는 메타가 추진 중인 대형 해저 케이블 사업도 최근 작전 여파로 차질을 빚었다고 소개했다.
해저 케이블이 손상될 경우 복구에는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분쟁 수역처럼 접근이 어려운 곳에서는 복구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고, 비용도 수백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는 다른 경로로 우회해야 해 속도 저하와 서비스 불안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또 CBS 보도를 인용해 이란 정규 해군은 전쟁에서 큰 타격을 입었지만, 비대칭 전력에 특화된 혁명수비대 해군은 약 60%가 여전히 작전 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들이 운용하는 고속정이 해저 케이블을 겨냥한 사보타주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걸프 국가들은 대응책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스팀슨센터 보고서를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가 해상 케이블뿐 아니라 육상 케이블도 함께 구축하는 국제 컨소시엄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육상 광케이블은 여러 국경을 넘는 만큼 법률과 규제, 안보, 개인정보 보호, 디지털 주권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