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챕먼 대학교 윌리암 홀 전경 |
미국의 한 유대인 법률 단체가 대학 내 반유대주의에 맞서기 위해 기존 교육차별법이 아닌 ‘직장 내 인종차별금지법’을 적용하는 새로운 법적 전략을 시도했다.
이 단체는 캘리포니아 오렌지시에 위치한 챕먼대학교(Chapman University)를 상대로, 유대인 학생들이 지속적인 괴롭힘과 차별을 당했음에도 학교가 이를 방관했다며 연방 법원에 집단소송(class action)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졸업생 엘리 셰흐터(Eli Schechter)와 탈리아 말카(Talya Malka).
셰흐터는 당시 캠퍼스 내 친이스라엘 단체 회장이었고, 말카는 이스라엘계 미국인이다.
소장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이후 두 학생이 피해자 추모 행사를 열자, ‘팔레스타인 해방 학생조직(SJP)’ 소속 활동가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훔쳐가고,
팔레스타인 깃발을 덮어씌운 뒤, 그 장면을 SNS에 올려 조롱했다.
며칠 뒤에는 한 학생이 유대인 추모자들에게 “유대인들은 모두 죽어야 한다”며 욕설과 살해 협박을 보냈다고 소송은 전했다.
또한 대학은 “이스라엘 국방군(IDF)을 지지하는 깃발이 팔레스타인 학생을 불편하게 한다”며 게시 자진 철거를 요구, 반면 반이스라엘 전단은 교내 곳곳에 부착되도록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유대인 학생들이 상대 단체의 시각을 듣기 위해 SJP 주최 행사를 신청했을 때, 유대인 성(姓)을 가진 학생들은 입장 거부, 비유대인 학생만 입장 허가를 받았다.
당시 학장과 교내 보안요원은 “참석을 허용할 수 없다”며 유대인 학생의 출입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교수진 일부가 공개적으로 “프로이스라엘 전단을 붙이지 말라”고 소리쳤고, 다른 학생은 유대인을 향해 나치식 경례를 했지만 징계는 없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반복된 괴롭힘과 위협을 대학 측에 신고했지만, 행정당국은 “선 넘은 발언이었다”는 언급 외에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학장은 오히려 양측 학생을 불러 형식적인 면담을 주선했지만, 실질적 조치는 없었다.
소송은 이를 “인종 및 민족적 괴롭힘에 대한 조직적 방관”이라 규정하며, “대학이 유대인 학생만 선택적으로 차별했다”고 주장한다.
기존의 대학 내 차별 소송은 주로 1964년 민권법 제6조(Title VI)를 근거로 제기돼 왔다. 이 조항은 연방자금을 받는 기관의 인종·종교 차별을 금지하지만, 적용 범위가 좁고 법원의 판결도 엇갈렸다.
이번 챕먼대 소송에서는 다른 접근이 택해졌다. 변호인단은 미 연방법 제1981조(42 U.S. Code §1981)—즉, ‘계약 체결 및 이행에서의 인종차별 금지’ 조항을 사용했다.
이 법은 원래 고용·근로계약 내 차별사건에 주로 적용돼 왔지만, 원고 측은 “등록금 납부와 교육 제공은 명백한 계약 관계이므로 대학도 ‘계약 당사자’로 간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튜 메이넨 내셔널유대옹호센터(National Jewish Advocacy Center) 변호사는 “우리 의뢰인들은 등록금을 내고 차별 없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직장 내 인종차별 개념을 교육계로 확장 적용하는 최초의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개별 피해자 소송이 아닌 집단소송 형태로 제기돼, 동일한 피해를 입은 다른 유대인 학생들에게도 구제 가능성을 열어줄 전망이다.
메이넨 변호사는 “대학들이 반유대주의를 묵인할 경우, 이제는 단 한두 명이 아니라 학생 집단 전체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챕먼대 대변인은 “사안을 인지하고 있으며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며, “본교는 유대인 학생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의 안전과 존중을 보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