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생존자 50명, 아우슈비츠서 추모행진

폴란드서 ‘마치 오브 더 리빙’ 개최…약 7000명 비르케나우까지 행진 예정

Share

▲ “마치 오브 더 리빙” 행진 장면 (위키미디어 커먼즈) 

홀로코스트 생존자 50명이 14일 폴란드 아우슈비츠에서 비르케나우까지 행진하며 나치 학살의 기억을 되새긴다. 세계 각국 대표단과 참가자 약 7000명도 함께하는 이번 ‘마치 오브 더 리빙’(생명의 행진)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확산하는 반유대주의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행사로 열린다.

 

이번 행사는 홀로코스트 추모일에 맞춰 열린다. 참가자들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터에서 비르케나우까지 걸으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학살의 기억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뜻을 되새길 예정이다.

 

행진 선두에 서는 생존자들은 대부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어린이였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최근 중동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에서 폴란드로 이동해 행사에 참석했다.

 

100세 생존자 도리트 카르멜리는 행사 전 기자회견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이 자리에 오고 싶었다는 뜻을 밝혔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인 그는 나치 점령기 스웨덴 외교관 라울 발렌베리가 마련한 유대인 보호시설 덕분에 생존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94세 생존자 나프탈리 퓌르스트도 희생자들을 대신해 말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이 행사에 꾸준히 참석해 왔으며,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사장에서는 개인의 생존 경험도 다시 조명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출신 생존자 한나 야킨은 부친이 전쟁 당시 유대인들에게 비유대인 신분으로 위장할 수 있는 가짜 신분증을 제공해 탈출을 도왔던 일을 소개했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자신의 조부 역시 그 문서를 받아 스위스로 피신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주최 측은 올해 행사의 핵심 의제로 반유대주의 대응을 내세웠다. 최근 유럽과 북미 등 여러 지역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증오와 폭력이 다시 커지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와 지도자들이 유대인 공동체 보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환기하겠다는 취지다.

 

행사에는 최근 반유대주의 공격 피해자들도 함께한다. 호주 시드니 본다이비치 사건 생존자와 영국 맨체스터 회당 총격 사건 부상자가 행진에 참여할 예정이다. 폐막식에서는 전 세계 130명의 법집행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유대인 공동체를 폭력과 증오로부터 보호하겠다는 뜻을 상징하는 횃불 점화 행사도 진행한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공격 당시 가자지구에 끌려갔다가 풀려난 인질 생환자들도 폐막식에 참석한다. 이들은 바르샤바 유대인 게토 생존자와 함께 이스라엘을 기리는 횃불을 밝힐 예정이다.

 

주최 측은 올해 행사가 과거를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증오에 맞서는 행동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아우슈비츠를 다시 걷는 장면은 희생의 기억과 함께, 오늘의 반유대주의에 맞서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시 묻는 상징으로 읽힌다.

많이 본 뉴스

Local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