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인공위성, 펭균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
이란이 최근 중동 전쟁 과정에서 중국산 정찰위성을 이용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감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바레인, 이라크의 미군 시설이 감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란의 정보 수집 능력이 예상보다 훨씬 정교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은 2024년 말 중국 업체 어스아이(Earth Eye Co)가 제작·발사한 정찰위성 ‘TEE-01B’를 비밀리에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는 유출된 이란 군 문서를 근거로, 혁명수비대가 이 위성을 활용해 중동 내 주요 미군 기지를 추적했다고 전했다.
감시 대상에는 사우디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바레인 마나마 인근 미 해군 5함대 기지 주변, 이라크 아르빌 공항 인근 시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위성이 이들 지역을 미사일·드론 공격 전후에 촬영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14일 사우디 프린스 술탄 기지 내 미군 항공기가 공격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란은 단순한 미사일·드론 공격 능력을 넘어, 타격 전후 목표물을 정밀 감시하는 우주 정보자산까지 확보한 셈이 된다. 특히 위성 사진과 궤도 분석, 좌표 목록이 함께 활용됐다면 공격의 정확도와 사후 피해 평가 능력도 크게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위성 자체뿐 아니라 위성 운용 인프라도 함께 확보했다. 혁명수비대는 베이징 소재 위성 제어·데이터 서비스 업체 엠포샛(Emposat)이 운영하는 상업용 지상국 네트워크에 접근 권한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네트워크는 아시아와 중남미 등 여러 지역에 걸쳐 있어, 이란이 보다 안정적으로 위성 정보를 수집·통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안은 중국과 이란의 군사 협력 의혹이 다시 불거진 시점과도 맞물린다. 앞서 CNN은 최근 미국 정보당국이 중국이 이란에 새로운 방공체계를 넘길 준비를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저고도 항공기를 위협할 수 있는 휴대용 대공미사일, 이른바 맨패즈를 이란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중국이 이번 충돌에서 어느 쪽에도 무기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관련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정찰위성 제공 의혹과 방공무기 지원설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중동 분쟁을 둘러싼 중국의 역할을 둘러싼 의문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백악관과 미 중앙정보국, 미 국방부,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 관련 중국 기업들은 이번 보도에 즉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보도 내용의 사실관계가 완전히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만약 사실로 드러날 경우 중동 분쟁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을 넘어 중국 변수까지 얽힌 국제 안보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보도는 현대전에서 위성과 데이터 네트워크가 얼마나 중요한 전장 자산이 됐는지를 다시 보여준다. 이란이 실제로 중국산 위성과 지상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군 기지를 감시했다면, 전장의 중심은 미사일과 전투기만이 아니라 우주와 정보 체계로까지 넓어진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