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이란에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선박 공격을 중단하고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개 성명 발표를 요구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11일 보도했다. 미국 고위 관리들은 이날 소수의 기자들과 가진 비공개 전화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최근 며칠간 양국 간 대화가 생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브리핑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의 모든 항로가 개방돼 있고 선박에 더 이상 공격을 가하지 않겠다고 인정하는 공개 성명을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리는 “이란이 우리에게 그 성명을 줄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그들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줄 것인지 둘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는 데 강하게 반대해왔다. 전쟁 이전까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자유롭게 통과하던 이 전략적 수로를 이란은 자국이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주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을 포함한 선박 3척이 피해를 입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이로 인해 6월 17일 미·이란 양해각서(MOU) 서명 이후 보장하기로 한 항행의 자유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졌다.
이란은 최근의 선박 공격이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미국에 통보했다고 미국 정부 고위 관리가 밝혔다. 같은 관리는 이란 내부에서 강경파와 실용주의 세력 사이에 권력 투쟁이 실시간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이 선박 공격을 중단하고 실수를 인정하는 공개 성명을 발표하는 방향으로 상황을 이끌기를 희망한다. 지금 그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지속하도록 지시했지만, 이미 보여줬듯 이란이 선박 공격을 계속하거나 다른 적대 행위를 하면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한층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고농축우라늄(핵 먼지)을 넘기지 않으면 이란과의 합의는 없다”고 밝혔다. 이란은 고농축우라늄 약 410킬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관리는 이란이 거부할 경우 군사적·경제적 옵션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고 밝혔다. 핵 문제는 MOU에 따라 60일간의 협상 기간에 다루기로 돼 있다.
한편 미국 CNN이 국제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와 공동으로 분석한 위성사진에서 이란이 전쟁 중 파괴됐던 핵시설 복구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르친 핵시설에서 촬영된 6월과 7월 위성사진에는 전쟁 중 벙커 버스터 폭탄으로 생긴 구멍을 메우는 공사가 진행된 흔적이 담겼다. 또 피켁스산 시설에서는 트럭들이 오가는 모습이, 미사일 기지에서도 건설 활동이 포착됐다. 이 위성사진들은 이란이 MOU를 위반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데, MOU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의 현상을 유지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긴장 속에서도 미군은 11일 이스라엘 남부 이스라엘 공군의 오브다 기지에 배치됐던 F-22 스텔스 전투기를 철수했다. F-22 10여 대가 영국 공군 페어포드 기지로 이동해 미국으로 귀환하는 경로를 밟았다. 이 전투기들은 이란과의 전쟁에 앞서 이스라엘에 전개됐다. 미 공군이 단독으로 운용하는 F-22는 공중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속도, 기동성, 스텔스 능력을 갖춘 전투기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