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경제 압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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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하는 도널드 트럼프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경제적으로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과 이란이 6개월 가까이 이어진 전쟁을 끝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경제 압박의 구체적 내용은 하루 앞서 예고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3일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의 조치를 이르면 다음 주 테헤란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뉴욕주 가든시티의 한 경찰학교에서 열린 정치 집회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란을 완전히 물리치고 나면 곧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의 영토로 선언할 것이다. 사실이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진지한 발언인지, 새로운 정책 방침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폭이 좁은 길목으로,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이곳을 지난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위협이나 무력시위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해협의 개방과 폐쇄는 이란의 권한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패배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환상에 빠져 있는 한 이란은 봉쇄를 계속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트윗이나 항공모함으로, 또 명령서나 선거 연설로 장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협상 재개 전망도 밝지 않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과의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결정은 없다고 밝혔다고 이란 학생통신(ISNA)이 14일 전했다. 아락치 장관은 중재국인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이란과 접촉하며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지만, 이를 협상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으나 이 합의에 따른 휴전은 이후 무너졌다.

휴전 붕괴 후 이란은 자국 허가 없이 해협을 통과하려 한다고 판단한 선박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는 자사 선박 2척이 13일 저녁 해협을 지나다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으나 이란은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무기한 유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해협 통항은 사실상 멈춰 섰다. 선박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14일 해협을 지난 선박은 이란 영해로 들어간 곡물 운반선과 반대 방향으로 나온 빈 벌크선 등 2척에 그쳤다. 원유 수송은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

13일 통항 선박은 9척으로 전날 5척보다 늘었지만, 8월 평균인 12척에는 못 미쳤다. 위치 발신 장치를 끄고 지나가는 선박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이란 공격을 시작하기 전 하루 130척 이상이 오가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통항이 막히면서 국제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번 주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에 근접했고, 미국 휘발유 소매가격은 갤런(약 3.8리터)당 4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상승을 감수해 달라고 미국인들에게 요청했다. 그는 가든시티 연설에서 “휘발유값을 아주 조금 더 내야 하는” 국민들이 이것이 매우 사악한 나라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한 비용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 자신만이 아니라 세계를 위한 위대한 봉사이며, 우리는 정말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공격에 대해서는 결코 사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기름값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다. 에너지 비용을 낮추겠다는 대선 공약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당은 이란 전쟁이 초래한 경제적 여파를 11월 중간선거의 쟁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간에 연방 하원 전체와 상원 일부를 새로 뽑는 선거로, 통상 집권 세력에 대한 중간 평가로 여겨진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하루 앞선 13일 이란의 핵무장을 막는 것은 행정부의 두 번째 목표이며, 첫 번째 목표는 미국인들에게 석유와 휘발유를 싸게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겨냥해 배치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링컨호의 생활 여건과 승조원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승조원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배치 기간이 9개월에 이르러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에도 “아니다, 전혀 길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항공모함을 교체한다는 보도는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그 배는 지금 또는 아주 곧 이동하며, 매우 비슷한 다른 배로 교체된다”고 밝혔다.

에이브러햄링컨호는 지난해 11월 남중국해 임무를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를 출항했다가 중동으로 항로를 바꿨고, 이후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투입됐다. 조너선 슈로던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최고연구책임자는 항공모함 전단이 승조원 복지 등을 이유로 통상 6개월 배치를 기준으로 설계된다고 프랑스 AFP통신에 설명했다.

미국 언론과 군사 전문 매체들은 승조원 가족들을 인용해 함내 생활 여건이 나빠졌다고 보도했다. 일부 승조원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군은 8월 3일 바다에 빠진 승조원 1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헝 카오 미국 해군장관 대행은 성명에서 “소수의 정신건강 사례가 치료됐고 인명 손실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이 미군 장병을 피해자로 그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링컨호의 배치가 연장된 것은 임무가 그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라며 “우리의 성공은 우리가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함정에는 군종 5명과 심리학자 1명, 사회복지사 1명, 예방담당관 1명이 배치돼 있으며 사기 관리를 위한 군견 1마리도 함께 타고 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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