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해협 재봉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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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지도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란이 20일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봉쇄한다고 선언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란 중앙군사령부는 이날 이스라엘군(IDF)의 레바논 내 헤즈볼라 공격이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위반한다며 해협 봉쇄 재개를 공표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하타말안비야 중앙사령부는 국영 방송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이 선박 통항에 대해 봉쇄됨을 선언한다. 이번 첫 번째 조치는 적의 약속 위반에 대한 대응이며, 도발이 계속되면 적이 의무를 이행하도록 추가 조치를 계획·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미국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해협 봉쇄 주장에 대해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는 해당 해협에 기뢰가 많다는 것을 안다. 선박이 기뢰밭 근처를 지나갈 경우 이란이 접근 금지를 지시할 수 있다”며, MOU에 30일간의 기뢰 제거 작전 기간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과 이란 간 합의로 이뤄진 휴전이 유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작전을 계속 수행했다고 밝혔다. 미국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20일 해협을 통과한 상선은 55척, 유조선에 실린 원유는 1700만 배럴에 달해 상업 운항이 오히려 증가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미군은 MOU의 모든 조항이 준수되고 이행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정치적 방침에 따라 휴전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면서도, 헤즈볼라가 남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 병력을 향해 50여 발의 발사체를 쏜 것에 대한 대응 타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관리는 19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오후 4시부로 발효되는 휴전이 성립됐다고 발표했으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측 소식통이 로이터에 합의를 확인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MOU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합의와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MOU 제1조는 미국·이란 “및 그 동맹 세력”이 전투를 영구 종료하고 재개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제거하고 정권 붕괴 조건을 조성하는 등 전쟁의 핵심 목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한 합의 내용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외교적 움직임도 속도를 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20일 “이슬라마바드 MOU 서명에 따른 후속 조치로 21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기술 협상이 개최된다”며, 파키스탄과 카타르 중재국 대표단이 미국·이란 대표단과 함께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20일 이란과의 핵 협상을 위해 스위스로 출국했다고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이미 스위스에 도착해 있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밴스 부통령도 폭스 뉴스에 수일 내 스위스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미국 CNN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20일 늦게 출국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협상팀도 20일 스위스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이란 국영 매흐르(Mehr) 통신을 통해 밝혔다. 스위스 외무부는 뷔르겐슈토크가 미·이란 MOU 이행 논의를 위해 “신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장소”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말하며, 참석자와 회담 내용의 기밀을 이유로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과 관련해 이란의 경제적 이익도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미국과 카타르가 이란의 인도주의 사업을 위해 동결 자금을 이란에 단계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이란은 카타르에 보관된 60억 달러(약 8조1600억원)에 우선 접근할 수 있게 되며, 이란 중앙은행이 해당 자금을 식량·의약품·기타 인도주의 물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계획이 초기 단계에 있으며 이란의 동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미·이란 MOU는 이란의 석유 수출 제재에 대한 면제 조치를 허용하고 있으며, 60일간의 핵 협상 기간에 포괄적 합의가 타결될 경우 나머지 제재를 전면 해제하고 3000억 달러(약 408조원) 규모의 재건 기금에 대한 접근도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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