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의회, 하레디 징집 기피자 체포 금지법 최종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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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크네세트(국회) 내부 모습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가 14일 찬성 58표 대 반대 54표로 초정통파(하레디) 병역 기피자에 대한 체포와 기소를 금지하는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 법은 2027년 1월까지 수만 명의 하레디 징집 기피자에게 체포 면제를 부여하며, 법 시행 이후 징집 연령에 도달하는 하레디 남성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돼 사실상 대규모 징집 면제를 합법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자 국민희망-우파통합 소속 샤렌 하스켈 외무부 차관이 즉각 사임했다. 하스켈 차관은 “복무하거나 국가를 위해 3년을 봉사하고 큰 대가를 치른 사람들을 해치는 법”이라며 “그래서 정부 내 직책을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당 리쿠드 소속 율리 에델슈타인, 단 일루즈 의원은 이 문제로 최근 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반대표를 던졌으며, 종교시온주의당 소속 모셰 솔로몬 의원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표결 전 일부 토론에 참석했으나 표결 전 본회의장을 떠나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이 “부끄러운 줄 알아라”, “나가라”고 외치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자리를 뜨자, 이름이 불려도 응답하지 않는 총리를 향해 야당 의원이 “반역자”라고 소리쳤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이 찬성표를 던지자 야당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를 연호했다.

표결 직후 품질정부운동(Movement for Quality Government)과 야권 예쉬 아티드, 이스라엘 베이테누 정당이 대법원에 위헌 청원을 제출했다. 품질정부운동은 “징집 기피자에게 체포 면제를 부여하는 법은 소문에서 이야기하듯 임시적인 비상 조치가 아니다”며 “이것은 군 복무 의무가 일부 국민에게만 적용되는 현실을 법제화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예쉬 아티드는 “이스라엘군 병사들과 복무자들이 짐을 지고 있는 때에, 정부는 또다시 그들 얼굴에 침을 뱉고 좁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국가의 이익보다 앞세웠다”고 비판했다.

통합토라유대당 모셰 가프니 의원은 “약속했고 지켰다. 오랜 투쟁 끝에 크네세트가 오늘 토라 학생들에 대한 탄압을 끝내고 체포를 막는 법을 승인했다”고 선언했다. 샤스 대표 아리에 데리도 “오늘 크네세트가 예시바 학생들에 대한 탄압을 끝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또 통합토라유대당과 샤스의 의원 18명 전원이 “우리도 18세 이상의 자녀와 손자가 있으며 그들이 레위 지파처럼 복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다. 이 법의 조항들이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이해충돌 공개 성명을 제출했다.

이에 앞서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IDF) 참모총장은 이 법안을 “상상할 수 없는 법”이라고 규탄하며 “명확하고 분명하게 이스라엘군의 필요에 반하며 대규모 기소 면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현재 18~24세 하레디 남성 약 7만2000명이 병역 대상임에도 입대하지 않은 상태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수개월간 다전선 전쟁 중 신규 병력 1만2000명이 시급하다고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예비역 의원이자 예비군당 대표 요아즈 헨델은 리쿠드와 종교시온주의당 지지자들이 “정치적 협박에 굴복한” 네타냐후 총리와 베잘렐 스모트리흐 재무장관에게 “배신당했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법안 표결을 끝까지 막으려 시도했다. 반대 측은 총 1748개의 수정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베이테누 대표는 표결 직전 리쿠드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당신들은 잃을 게 없다. 4년간 네타냐후가 살아남도록 도왔다. 이제 이스라엘군을 도와라”고 촉구했다. 리베르만 대표는 본회의 연설에서 “아마디네자드(이란 전 대통령)를 포섭하는 것이 하레디를 징집하는 것보다 쉽다는 것을 누가 믿겠나”라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 법안 통과는 네타냐후 총리와 초정통파 정당 간 합의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초정통파 정당들은 대법원 판사 임명 위원회에 대한 정부 통제권 강화와 10월 7일 공격 실패 원인을 조사할 정치 조사위원회 설치 법안 등 연립 핵심 입법을 지지하는 대가로 하레디 관련 법안을 요구했다. 대법원은 2024년 수십 년간 이어진 하레디 남성 전면 병역 면제 관행을 지속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만장일치로 판결한 바 있다. 야권 정당들과 시민단체들은 이번 법을 포함한 연립의 막판 입법 드라이브를 총선을 앞두고 초정통파 연립 지지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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