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2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해상봉쇄를 선언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속에서 미국을 상대로 새 전선을 여는 동시에, 걸프 지역을 넘어 전 세계 에너지·물류 공급망 위협을 키우는 조치다.
후티 측 무장조직은 성명에서 “‘눈에는 눈’ 원칙에 따라 범죄자 사우디에 대한 해상봉쇄를 즉시 발효한다”고 밝혔다. 이번 봉쇄로 사우디는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밥엘만데브 해협 통과가 막히게 됐다.
이번 조치는 이란이 미국의 이란 전력 인프라 공격이 계속될 경우 후티에게 홍해로 통하는 밥엘만데브 관문을 닫으라고 압박해온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측은 사우디의 예멘 봉쇄와 최근 사나국제공항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도 주장했다. 후티 측은 앞서 사우디가 이란 최고지도자였던 고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후티 지도부를 태운 이란 항공기의 착륙을 막기 위해 사나국제공항을 폭격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해당 항공기는 결국 예멘의 다른 공항에 착륙했으며, 후티 측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사우디 아브하국제공항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다.
밥엘만데브 해협 통행이 막히면 선박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우회해야 해 물류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미국 정부는 과거 사우디에서 미국까지 항로가 희망봉 우회 시 약 2700마일(4345km) 늘어난다고 밝힌 바 있다.
후티는 앞서 가자지구 전쟁 기간 홍해에서 선박 100척 이상을 공격하며 물류 교란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에도 같은 수준의 공격을 재개할지는 불분명하며, 사우디 측의 즉각적인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사우디는 이미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사실상 봉쇄해온 호르무즈 해협의 대안으로 동서송유관을 통해 홍해 방면으로 하루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우회 수송해온 상황이다. 이번 봉쇄로 하루 약 25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 물량이 추가로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