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우디 원자력협정, 이스라엘 정상화·IAEA 안전조치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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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자력 기술 협력 협정을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계획이나 핵물질의 무기 전용을 막는 안전조치 없이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오랫동안 논의돼온 미국·사우디 원자력협정은 한때 이스라엘 인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포괄적 합의의 일부로 구상됐으나, 사우디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 이 가능성에서 발을 뺐다.

로이터통신이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며칠 안에 ‘123협정’으로 불리는 문서를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이 협정에는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장관은 지난해 리야드에서 예비 합의에 서명한 바 있다. 백악관과 미국 에너지부는 관련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이 협정은 1954년 제정된 미국 원자력법 제123조를 근거로 하며,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사우디 내 기관들과 협력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민간 원자력 산업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다.

협정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는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금지하는 이른바 ‘골드스탠더드’ 조항이 빠져 있다. 두 활동 모두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경로로 꼽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미신고 시설에 대한 불시 사찰 등 더 폭넓고 강화된 감시 권한을 갖도록 하는 ‘추가의정서’ 조항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 중 한 명은 이르면 이번주 수요일 협정이 제출될 수 있다고 전했고, 다른 소식통은 일주일가량 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조치 결여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또 다른 소식통은 조만간 제출될 것이라고만 전했다.

라이트 장관은 앞서 예비 합의가 우라늄 농축과는 무관하며, 원자력법에 명시된 핵비확산 기준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기준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 한 명은 이번 협정이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핵연료 주기 협력의 법적 근거를 제공하지만, 미국이 사우디에 관련 기술이나 역량을 이전할 의무를 지우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사우디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오랫동안 밝혀와, 군축 옹호론자들과 일부 미국 의원들 사이에서 이번 민간 원자력협정에 대한 우려를 키워왔다. 빈살만 왕세자는 2018년 CBS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핵무기 획득을 원하지 않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우리도 가능한 한 빨리 뒤따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우디는 우라늄 농축 권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밝혀왔다.

한편 아랍에미리트(UAE)는 2009년 미국과 123협정을 체결하면서 골드스탠더드 조항에 동의한 바 있다.

123협정은 의회에 제출되면 약 90일간의 연속 회기 심의 기간을 거치며, 이 기간에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자동 발효된다. 협정을 저지하려면 의회가 공동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할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상원의원 시절을 포함해 다수의 민주당 의원과 일부 공화당 의원은 이런 협정에 반드시 안전장치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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