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군이 15일 새벽 레바논 남부 안사르 지역의 헤즈볼라 지휘부를 공습했다. 헤즈볼라의 폭발물 탑재 드론 공격으로 이스라엘군 병사 3명이 중상을 입은 데 따른 보복 타격이다.
이번 공습으로 최소 11명이 숨졌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병사 3명이 알리 알타헤르 능선 인근에서 헤즈볼라가 발사한 폭발물 탑재 드론에 부상했으며,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족에게도 통보가 이뤄졌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에서 “헤즈볼라가 이날 아침 국경 너머 이스라엘 마을들을 보호하는 안보 구역에서 우리 병사들을 공격해 레바논 휴전을 위반했다”며 “이스라엘군은 공격을 지시한 헤즈볼라 테러 지휘부를 타격해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으로 알리 사미르 알하지 하산 헤즈볼라 라드완 부대 대대장을 비롯한 대원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라드완 부대는 이스라엘 국경 침투 작전을 전담해온 헤즈볼라의 정예 특수부대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공습 당시 하산의 가족이 지휘부 건물 안에 함께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스라엘군과 총리실은 각각 별도 성명을 내고 민간인도 함께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족들은 공격 목표가 아니었다”며 “이번 공습은 국제법상 합법적 표적인 하산을 겨냥한 것이었다. 하산은 군사 지휘부 안에 가족과 함께 숨어 이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헤즈볼라가 군사 시설에 민간인을 배치한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군사 시설에 배치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고의로 겨냥했다고 거짓 비난하기 위해 자국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쓰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16일 새벽 알리 알타헤르 능선 일대를 추가 공습했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현지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15일 대통령실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에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격을 규탄하며 이는 기본합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도 같은 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이스라엘의 군사적 확전 중단을 촉구했다. 살람 총리는 “레바논 영토에 군사 시설이 존재한다면 이를 처리할 책임은 오직 레바논 정부와 레바논군 등 합법적 기관에 있다”며 “그 존재가 이스라엘에 레바논 영토를 침범하거나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릴 권리를 주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이 확전을 멈춰야 한다. 우리 국민의 안전과 자기 땅에서 살아갈 권리는 협상이나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헤즈볼라는 텔레그램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상응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헤즈볼라는 “민간인을 겨냥하고 공격 범위를 넓히는 이번 확전은 국내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선거 목표를 달성하며 극우 세력을 달래기 위해 전쟁을 키우려는 적의 범죄자 총리 네타냐후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공격과 위반, 새로운 현실을 강요하려는 시도가 계속될 수 없으며 레바논과 국민, 주권과 국가적 존엄을 지키기 위해 상응하는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이스라엘군 병사 3명이 다쳤다는 발표 직후 헤즈볼라를 ‘순수한 악’이라고 규정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협상은 지난 6월 양국과 미국이 함께 서명한 3자 기본합의 이후에도 유동적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합의는 인접한 두 나라 사이의 외교 관계 진전을 목표로 하지만,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주둔을 유지하고 헤즈볼라는 무장 해제를 거부하면서 이행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