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란이 ‘픽액스 마운틴’에 원심분리기를 은닉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외교소식통이 29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에 동행한 취재진에게 이같이 전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목표는 핵 프로그램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에 있다”며 이스라엘이 핵과학자·농축시설·원심분리기 등 관련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후퇴시켰지만 “영원히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농축이 이뤄지지 않고 있더라도 픽액스 마운틴에는 여전히 원심분리기가 있다”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나 탄도미사일 전력 재건 시도에 이스라엘이 다시 행동에 나서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요르단을 비롯한 인접국을 공격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경우 직접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지타바 하메네이가 공개 활동에서는 자취를 감췄지만 생존해 있다고 확인했다. 그는 “그는 사실상 완전히 모습을 감췄지만, 존재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체제는 가스·연료 부족, 주유소 앞 긴 줄, 심각한 인플레이션, 각지 시위 등으로 경제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으며, 테헤란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광범위한 민중 소요로 이어질 수 있는 경제 붕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새로운 합의 추진, 경제 제재 유지·강화, 군사행동 확대라는 세 가지 선택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는 “이번 회담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었다”며 “각 선택지를 실질적으로 검토한 진지한 협의였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철수 요구에 반박하는 지도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지도에는 튀르키예가 시리아 영토의 약 5%를, 이스라엘은 약 0.1%만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둔이 이란·헤즈볼라·이슬람지하드 등 테러조직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때로는 대통령이 특정한 전제를 갖고 있는데, 이를 바꾸지 않으면 고착된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이 때문에 시각 자료로 정보를 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리아 문제는 이날 회담에서 이란이라는 핵심 의제로 넘어가기 위한 도입부 역할에 그쳤으며, 대화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핵 프로그램에 상당한 타격을 입힌 이후 후속 대응 방안에 집중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관계도 논의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역내 영향력 확대를 노리며 이스라엘에 불리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이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대튀르키예 무기 판매를 놓고 두 사람의 입장이 다르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는 가벼운 대화도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양국 정상은 사우디아라비아 관련 정세와 역내 현안도 함께 논의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형사재판과 관련해서는, 네타냐후 총리 측이 오랫동안 밝혀온 입장대로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먼저 이 문제를 꺼낸 적이 없다고 소식통은 재차 확인했다. 그는 “그는 절대 먼저 꺼내지 않는다”며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가는 말로 이를 다시 언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 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약화와 관련해서는 가자지구 전쟁과 소셜미디어 캠페인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 가운데 일부 캠페인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전략적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카타르·중국·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자국을 안보·기술 분야의 중요한 파트너로 여기는 아랍 국가들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과 계속 접촉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이번 방미 기간 가장 주목할 만한 회동 중 하나로,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저녁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블레어하우스에서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 만남은 네타냐후 총리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좋고 솔직하며 진솔한 대화였다”고만 말하고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밴스 부통령은 최근 네타냐후 총리의 연립정부와 총리 본인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해왔으며, 현재 트럼프 행정부 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자 향후 공화당을 이끌 잠재적 후보로도 꼽힌다.
소식통은 또 네타냐후 총리가 향후 10년 안에 미국의 재정 지원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이스라엘의 재정적 독립과 독자적 무기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은 단 한 푼도 감사히 여기지만, 국가는 지원을 넘어 파트너십으로 나아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 구상에는 구매 자금을 지원하는 대외군사자금지원(FMF) 제도와, 기존의 통상적 지원 방식에서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발전해야 할 탄도미사일방어(BMD) 협력이라는 두 축이 있으며, 양국의 방위 수요를 함께 충족하는 실질적 공동개발 사업이 세 번째 축이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